천려일실(千慮一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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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려일실(千慮一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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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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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대선정국이 다가오고 있다.
 정치 일 번지인 여의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후보들 간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절정에 달해 있는 특정 후보군들의 독주가 계속될 것인지?. 또 다른 다크호스(dark horse)는 언제쯤 등장할 것인지를 비롯, 여러 면에서 국민적 호기심은 높아지고 있다.
 정가는 그러한 국민적 호기심을 외면 않고 매일같이 흥미로운 뉴스들을 제공해 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대선 때 마다 접하게 되는 대선가도의 흥미진진함 뒤에는 뭔가 개운치 못한 맛이 있다.
 항상 신선함보다는 `전투 지향적’인 소식들이 많기 때문이다.
 君主라는 자리가 자리인 만큼 어찌 아니 그럴 수 있겠느냐 마는 때론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때도 있다.
 `상대후보 보다 능력이 우월해 보여야 한다’는 태생적 논리. 이는 동네이장, 지자체, 국회의원 등 선출직 선거가 모두 그러하다.
 이젠 선거문화도 한층 성숙해지고 고급화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전 제시라는 완벽한 정책과 인물중심 선거는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열 혼탁 양상이 빚어지게 되고, 국민들은 정치라면 손사래를 치곤 한다.
 허나 `지역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통령 선거는 뭔가 달라야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모든 사람을 품어 안을 수 있는 어진 마음이 있어야 한다.
 어질고 넓은 가슴이 바탕이 된 자라야 훌륭한 인재들도 모여들게 된다. 이는 세상사 이치다. 그리하려면 자신의 생각이 전부 옳다는 편견과 아집, 독선은 가급적 자제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되돌아 볼 줄 알아야 한다.
 아집과 독선은 특히 리더가 되려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적이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안들이 있을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淮陰侯列傳에 출전된 천려일실은 어떨까?.
 한나라 한신장군은 병법에 뛰어난 조나라 광무군 이좌거 장군을 포로로 잡은 후 배움을 얻고자 지극정성을 다한다.
 결국 이에 감복한 이 장군은 “지혜로운 이도 천 가지 생각 중 한가지쯤의 잘 못된 생각도 있다하였다지요”라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잘 못된 생각이 있을 수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고사성어다.
 잘못된 생각은 당연히 잘못된 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중학생 정도의 나이가 되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문제는 자신의 잘 못됨을 인지한 후의 행동이며 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데 있다.
 그 강도(强度)는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다르며. 지위가 높은 자일수록 파장이 크고 여론의 역풍에 휩쌓이면 잃을 것도 많다. 
 그래도 현자(賢者)는 이를 시정하여 바로잡으려 할 것이고 우자(愚者)는 덮으려 한다.
 원칙을 존중하지 않고 잘 못을 은근슬쩍 넘어가거나 덮으려 할 경우 적잖은 편법과 불법이 동원돼야 하는 경우도 있다. 주변은 둘째 치고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것이 얼마나 큰 잘 못인 줄 모른 채 오로지 목표 달성만을 위해 내달린 자가 해게모니를 쟁취하면 나라는 어찌 되겠는가. 이런 자는 엄격히 가려내야 한다. 그런 인물을 가려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은 국민에게 있다.
 대통령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정치판은 수많은 변수들로 요동치게 돼 있다.
 앞으로 복잡다단하게 전개될 정국에서 누가 참된 인품까지를 보유한 능력자인지 분간키 어렵다.
 그럴 때도 우리는 천려일실의 잣대를 한번 대보면 어떨까?.
 특정 이슈 발생 시 여론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후보가 있다면 참으로 훌륭한 인물이지 않겠는가.
 `어진정치를 해야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 맹자(孟子)의 말씀도 어찌 보면 앞서 언급한 내용들의 근간(根幹)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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