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을 넘어 유라시아 대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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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을 넘어 유라시아 대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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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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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성 수/ (언론인)
 
  분단 반 세기를 넘어 끊겼던 남북 철도가 마침내 연결됐다. 남쪽에서는 경의선 열차가 문산역을 출발해 개성역에, 북쪽에서는 동해선 열차가 금강산역을 떠나 제진역에 각각 도착해 끊겼던 남북 철도의 대동맥을 하나로 이었다. 운행 구간은 비록 경의선 27.3km(편도), 동해선 25.5km에 불과했지만 분단 반 세기 만에 남북 철도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분단사에 상징적인 획을 그었다. 남북이 지난 2000년 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 철도 연결에, 그리고 2002년 동해선 철도 연결에 각각 합의한 지 7년과 5년 만에 대망의 철길이 열린 것이다. 남북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것은 경의선의 경우, 1951년 서울-개성 운행이 중단된 이후 56년, 동해선은1950년 이후 57년 만이다. 경의선은 서울-개성-평양-신의주를 잇는 518.5km의 철길이다. 동해선은 포항--부산진-양양-함남 안변 등 한반도의 동해안 축을 잇는 민족의혈맥이다. 비록 이번 시험운행 구간은 짧았지만 우리 겨레에는 마치 철길이 남으로,북으로 활짝 열린 듯한 감격을 가져다 주었다. 시인 고은씨가 “꿈이 (열차를) 탔다”고 소회를 피력한 것이 단적인 예다. 다만 `탑승객 코드 논란’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문산역에서 열린 `남북철도 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남북 철도 연결이 “한반도를 하나로 연결하는 종합적 물류망을 형성해 남북 경제공동체 형성과 민족 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남북군사 분야 협력을 통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촉진하고 남북 주민이 진정한 화해를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측 권호웅 책임참사는 “이제 저열차는 민족 염원과 지향을 그대로 안고 통일의 이정표를 향해 달릴 것”이라며 “앞으로도 북과 남이 몰아가는 통일의 기관차가 민족 중시,평화 수호,단합 실천의 궤도를 따라 달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측 금강산 역에서 우리측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축사에서 `남북철도공동위’의 조속한 구성과 경의선, 동해선의 완전 개통을 촉구하면서 “한반도에서 유럽대륙까지 철의 실크로드 시대가 열리면 물류비용이 줄고 수송기간이 단축돼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물류거점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다같이 철로 개통을 통한 남북 간 새 시대 개막을 예고하고 기대했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은 비록 시험 운행에 불과했지만 분단의 상징인`끊긴 철길’을 이었다는 점에서 통일을 향한 상징적 첫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됐다.이번의 시험 운행이 남북 철도 정상화로 이어져 철도의 완전 개통까지 실현되려면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철도 시험 운행을 계기로 남북 철도 운행 정례화의 길이 열려 철로를 통한 남북 간 물적,인적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이번 시험 운행을 계기로 서울-평양 간 정기 열차 운행을 목표로 한 남북 철도 개통 3단계 계획을 마련했다.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통근과 개성공단 물자 수송, 개성 공단 남측 근로자 통근 및 개성 관광객 운송,서울-평양 등 남북 간 정기 열차 운행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험 운행을 위한 잠정 합의서 대신 영구적인 군사 보장 합의서가 체결돼야 한다. 남북철도공동위 등 관련 기구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발족시켜 남북 간 물적,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과제들을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북측 기대대로 `실천의 궤도’를 이탈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시험 운행이 1회성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남북 열차가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쾌속 항진을 계속해 중장기적으로 경의선은 중국철도(TCR)와 연결돼 한.중 무역에 새로운 화물 보급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동해선은 앞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돼 러시아 천연자원의 안정적 공급은 물론 일본-남북한-러시아-유럽을 잇는 유라시아대륙의 물류망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통한냉전 구도 청산과 남북 간 신뢰 구축과 긴장 완화를 통해 통일의 가교를 건설하는 기초 작업이 전제돼야 한다. 그 일환으로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각료회담을 정례화하고 기차를 타고 남북 정상과 각료들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날이 하루 빨리 가시화되기를 7000만 겨레는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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