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밖으로 꺼낸 7년간의 속깊은 대화
  • 이경관기자
진료실 밖으로 꺼낸 7년간의 속깊은 대화
  • 이경관기자
  • 승인 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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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안정제… 김동영·김병수 지음, 달, 336쪽, 1만3800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지치고 힘들땐 내게 기대 언제나 니곁에 서 있을께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너의 손 잡아줄께”(god ‘촛불하나’ 중)
 최근 인기 개그맨이 심각한 불안장애로 활동을 중단했다. 하루하루 급박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현대인들은 항상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항상 노출돼 있다. 딱히 화가날 이유가 없이 화가 나기도 하고 울적해 지기도 한다.
 수면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등은 이제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됐다.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라는 여행책을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김동영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찾아온 불청객 ‘공황장애’를 만나게 됐다. 그와 함께 따라온 불안과 우울의 감정은 그를 오랫동안 지배했다. 그는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를 만나게 됐다.
 김동영 작가와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전문의가 지은 ‘당신이라는 안정제’는 이들이 만나 7년간 나눠온 대화와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은 환자와 그 환자의 주치의가 공동으로 집필했지만 절대 조울증이나 불안장애 그리고 공황장애를 다룬 의학도서라고 할 수는 없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치료자와 피치료자의 일기장 정도 또는 그들이 진료실에서는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진솔한 속내를 서로 마주하면서 찾아가는,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보는 것이 좀더 정확할 것이다.
 “지난 여름 나는 계속 아팠습니다. 그 아픔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뼈가 부러지거나 살이 찢어져 붉은 피가 보이는 상처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숫자와 그래프로 증명되는 것도 아닌, 보이지 않는 고통이었습니다. 호소할 수 없는 고통만큼 괴로운 것은 그것이 절 세상과 고립시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내가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김동영)
 이 책은 그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증상의 민낯을 가감 없이 공개해 절망감을 주겠다는 것은 더욱이 아니다. 그저 두 사람이 담담하게 스스로를 좀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그런 과정이 비단 환자뿐 아니라 의사에게도 깊은 성찰의 시간으로 남아 먹먹한 울림을 준다.
 책 속에 드러나는 김병수는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 앞에서 딱딱하게 의학 지식을 쏟아내는 그런 의사의 모습이 아니다. 김병수 역시 자신을 찾아온 김동영을 통해 일종의 영감을 얻고 감동을 받는다. 그것은 서로의 유대감을 진료실 밖으로 연장시키는 작은 씨앗이 돼 마음의 감기를 낫게 하는 씨앗이 된다.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은, 비단,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지점으로 통한다.
 마음의 상처는 결국 인간의 따뜻함을 통해 치유 받는다. 김동영은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김병수를 만나 진정으로 소통한 것이다. 괜찮다는 말보다, 묵묵하게 곁에서 들어주는 것. 때론는 그것이 가장 강력한 위로가 된다는 것을 두 저자는 말한다.
 또한 그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는 모두 불안하고 우울하며, 슬프고 외롭다고. 그것은 결코 우리가 이상하고 나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은 원래 태초부터 그렇게 설계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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