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의 갑부 가운데 한 명인 마크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 부부가 딸의 출산을 계기로 ‘인류의 잠재력 증진과 다음 세대 모든 어린이의 평등 구현’을 위해 거의 모든 재산을 기부할 뜻을 밝혔다.
저커버그 부부는 새로 태어난 딸 맥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에서 ‘교육과 질병 퇴치, 공동체 형성’ 등을 위해 활동할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여기에 자신들이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 99%를 생전에 기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저커버그 부부가 보유한 회사 지분은 현재 시가로 450억 달러(약 52조원)에 달한다. 이들은 서한에서 “모든 부모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네가 오늘보다 더 나은 세계에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서 딸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의 모든 어린이에 대한 책임감에서 이와 같은 계획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약관의 나이에 천문학적인 부를 쌓아올린 저커버그야말로 인터넷·모바일 시대가 낳은 살아있는 성공신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청년이 부와 명성, 안락한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인류사회에 대한 공헌으로 딸에 대한 사랑을 승화한 모습은 감동적이다.
기업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한 세기 전의 앤드루 카네기나 존 록펠러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인류의 대의를 실현하는 데 재산을 바친 미국의 기업가들은 너무나 많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국의 기업가들은 어떤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장학사업과교육사업에 헌신한 유한양행 설립자 고(故) 유일한 박사와 같은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에 상응하는 대재벌이 사회공헌을 위해 보유 재산의 상당 부분을 기부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아울러 한국의 빈약한 기부 문화의 배경에 제도적 맹점이 있지는 않은 지 살펴봐야 한다. 기부하는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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