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의 남자’-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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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의 남자’-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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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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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윤 환/ (언론인)
 
  열린우리당 의원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총리 재임 중 “대선 기획에서 나는 국내 최고 권위자다. 정치적으로 나는 고수다”고 자화자찬한 적이 있다. 2005년 일이다. 그러면서 “현재 지방자치단체장 중에는 대통령감이 없다”고도 했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런 그의 현재 지지도는 1~2%다. 40%를 넘는 이 전 서울지장과 비교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그런 그가 범 여권의 대통령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주 노무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범 여권 진영이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거나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이 되면 나라도 어떻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마침내 대선 기획자에서 대선 후보로 마음을 가다듬었다는 증거다. 불과 1주일 전까지 “나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닌 다른 선거에 잘 나가려 하지 않는다”고 했던 그다. 22일에는 이화영, 윤호중,서갑원 의원 등 친노파 7명과 저녁을 함께한 자리에서 “한국정치사의 현실에 `책임’을 느낀다. 개혁세력의 분열로 한국 정치사에서 개혁의 축이 사라지는 죄악을 범하지 말자”고 했다. 그가 말한 책임은 대통령선거 출마 밖에 없다.
 이 전 총리 말처럼 지금 범 여권은 지리멸렬이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독주하는 상황이 2년째다. 이 전 총리 본인을 포함해 범 여권 후보들의 지지도는 아무리 부풀려도 합계 10% 미만이다. 한나라당이 연말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내년 4월 총선에서도 싹쓸이에 가까운 승리를 거둠으로써 중앙-지방-의회권력을 한 손에 거머쥐고 휘두르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두려움이 범 여권을 지배하고 있다.
 5선 의원에, 교육장관, 국무총리를 지냈고, 여당 정책위 의장 등을 역임한 인물은 범 여권 안에 그 밖에 없다. 독보적 경륜이다. 그는 충청(충남) 출신이다. 노 대통령과 함께 2007년 대선에서 큰 지분을 행사할 김대중 전대통령과도 밀접하다. DJ가 구상하는 호남과 충청권의 결합인 이른바 `서부 후보’로 따지면 적격이다.
 그의 집권 프로젝트는 `평화 프로젝트’다. 노 대통령의 전폭 지지가 뒤에 있다. 사실상의 노 대통령 특사로 방북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면담하고, 미국을 방문해 남-북-미-중 4개국 정상회담을 모색했는가 하면, 미국을 다녀와선 “부시 미대통령이 임기 중 북한과 수교할 의지가 확실하다”는 뉴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골프’를 둘러싼 추문으로 낙마한 그를 대선주자로 배양하려는 노 대통령의 배려가 묻어난다. 남북정상회담이라도 열리면 그는 남북화해의 해결사로 부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대통령 후보로 과연 적합한가” “과연 대통령감인가”라는 물음에 대답해야 한다. 강퍅한 인상과 표정, 절제되지 않는 성정, 툭하면 보수 언론과 야당에 싸움을 거는 호전성.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균형과 인내력, 온화함이 좀체 찾아지지 않는다. 베를린 방문 중 “조선-동아는 내 손바닥 안에 있다.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은 용서해도 조선-동아의 반역죄는 용서못한다”고 퍼부었다. 국회 답변에서 “한나라당은 지하실에서 차떼기한 정당이 아니냐.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역사가 퇴보한다”고 한 그다.
 이 총리하면 `골프’다. 양양 산불, 남해안 호우피해 속 제주도 골프, 3·1절 기업인들과의 골프 등 그때마다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샀고, 사과해야 했다. 급기야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과의 3·1절 부산 골프는 지금까지도 치명적이다. 류 회장의 영남제분은 이 전 총리와 골프한 다음날 가격담합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3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과징금 규모도 문제였고, 이 과징금 때문에 류 회장이 이 전 총리를 3·1절에, 부산까지 초청한 게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금은 이혼한 류 회장 부인은 여대생을 납치해 공기총으로 살해하도록 교사한 죄로 교도소에 갇혀 있다.
  이전 총리는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인지수사를 하기 곤란하니 대정부질문에서 떠들어 달라고 했다”는 이른바 `병풍유도’ 사건을 일으켰다. 이 후보 아들 병풍의혹은 국회에서 민주당에 의해 점화돼 서울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착수하는 순서를 밟았고, 이 후보는 결국 낙선했다. 그는 확실한 대선 기획자다. 이제 그가 대선 후보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전 서울시장을 연일 비난하는 모습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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