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돼지주머니’ 는 임금이 돼지날에 풍년을 비는 뜻으로 신하들에게 나눠 주던 주머니를 일컫는다. 이 돼지주머니엔 태운 곡식을 넣었다고 한다. ‘돼지’가 들어가는 우리말 가운데 드물게 좋은 뜻을 지닌 낱말이다. ‘돼지 멱따는 소리’라거니 ‘돼지 앞에 진주’니 하는 표현에 익숙해진 탓이다.
그렇다고 돼지를 깎아내리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돼지를 감싸고 돈 글도 있다. 설의식(薛義植)이 쓴 ‘돼지의 大德’이 그 하나다. “돼지를 못났다고 하는 것은 그 체국(體局)을 가리킴이리라. 특히 없는 듯한 짜른 목과 명목만의 그 꼬리를 가리킴이리라. 미상불 볼품으로는 낙제다”라고 썼다. 그러면서도 그는 짧은 목은 곧은 목이고 “좌안우시(左眼右視)의 추태는 없다”고 했다. 짧은 꼬리에 대해서도 “꼬리의 명목만 세우면 그만”이지 “아부에 필요한 흔드는 꼬리”가 왜 필요하냐는 논리를 폈다.
고창에서는 사람이 돼지에 받혀 왼쪽 무릎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고 한다. 구제역 발생지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전북에서 발생한 구제역 때문에 온 나라가 긴장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경북 또한 예외는 아니다.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온 나라를 휘저은 일도 있었다. ‘학습효과’가 있으니 잘 대처할 것으로 믿고싶다. 돼지를 위한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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