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교통오지(奧地)’탈출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은 `하루 생활권’에서 `반나절 생활권’까지 자부해가며 서울과 접근성을 내세운 데 비교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형편이다. 서울을 오가는 데만 하루 8시간 가까이 필요했으니 교통 오지가 따로 없다. 구미의 시세(市勢)와는 사뭇 동떨어진 불편을 감내하고 지내온 세월이 너무 길었다 할 수 있다.
구미는 지금 인구 40만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해마다 1만명 넘게 늘어나 이제는 `50만 인구’를 꿈꾸고 있다. 시민 평균 연령은 31.4세다. 경북도,더 나아가 전국 평균보다도 훨씬 젊다. 비슷한 산업도시인 포항 보다도 4살이나 젊다. 일자리가 많고 젊은이가 많은 곳이니 인구 증가는 걱정할 일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이 인구 고령화 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젊은 도시의 힘이 넘치는 곳이란 이야기다.
게다가 구미는 국가 경제에 기여도 또한 높다. 구미공단은 지난 2005년 연간 수출 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수출액의 11% 규모였다. 200억 달러를 달성한지 2년만에 이룬 쾌거였다. 수출 규모가 이 정도면 국제도시 반열에 오르기에도 충분하다. 그런데도 외국 바이어들이 구미를 오가느라 하루 낮시간을 모두 써야하는 교통오지 신세는 벗어나지 못해온 게 사실이다. 이제 구미는 김천과 함께 고속철시대의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다. 김천역에서 14분 거리다.
최근 들어 구미는 기업체들의 이탈로 우울해져 있다. 솟구쳐 오르던 활력도 주춤해진 느낌마저 준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교통오지란 불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고민이 풀리기 시작했다.`기업하기 불편한’ 요인은 더 남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서둘러 찾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이탈은 계속될지도, 인구 50만시대의 꿈은 그야말로 `꿈’에 머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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