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큰일을 앞에 놓고 우리 생색내자고 재장바르게 그런 바투보기로 어정쩡 물탄꾀를 써서는 안돼.”<송기숙 /암태도> 이 대목에서 보듯 졸보기-바투보기-근시는 좋은 뜻으로 쓰이는 일을 보기 힘들다. 눈이 나빠 불편한 것만도 억울한 노릇인데 이런 대접까지 받게되니 당사자로선 상큼한 기분일 수는 없겠다.
`행정’앞에 `근시’가 붙으면 고약한 뜻이 된다.`근시 행정’이다. 앞날을 길게 내다보지 못하고 단견(短見)으로 처리해 그때그때만을 벗어나는 행정을 일컬어 쓰는 말이다. 그러니 비난과 질책이 쏟아질 때면 “근시행정”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대계(大計)를 꾸릴 안목이 없어 봉황 아닌 참새 밖에 못그리는 솜씨라면 분통터질 노릇이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겠다 싶기도 하다.
서론이 너무 길었나 보다. 칠곡군 청사 이야기를 하려다 그리 됐다. 칠곡군은 지난해 4월 11억원을 들여 별관을 지었다고 한다.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1068㎢ 규모다.말썽은 여기에 3층과 4층을 덧대어 짓는 데서 불거졌다. 연면적 924㎡를 증축하는 데 12억원이 더 들어간다고 한다. 군의회가 들어갈 자리라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 버렸다.
`불과 1년 앞도 못 내다본 행정’에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칠곡군은 시(市) 승격 운동을 해온지 이미 오래다.꿈이 이뤄지면 업무 공간은 더 필요할 게 뻔하다. 그때엔 어찌 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첫 단추를 잘못 꿴 탓이다.`멀리보기 행정’을 펼칠 안목이 없어서인가. 지켜보자니 답답한 사람 많아지게 생겼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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