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슬로바키아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로베트르 피코 총재가 이끄는 스메르당은 17일 실시된 총선에서 29.2%의 지지를 획득, 18.3% 득표에 그친 미쿨라스 주린다 총리의 슬로바키아민주기독연합(SDKU)을 10.9%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스메르당은 전체 의석 150석의 과반 획득에는 실패, 소수당 1-2개와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여야 한다.
이날 개표 결과 양당 이외에 헝가리연합(SMK)과 슬로바키아 국민당(SNS)이 각각 11.7%의 지지를 얻었으며, 블라디미르 메시아르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슬로바키아운동(HZDS)이 8.8%, 기독민주운동(KDH)이 8.3%를 각각 기록했다.
스메르당이 연정 협상에 성공할 경우 현 정부 여당이 지난 8년 간 추진해온 강도높은 성장 위주의 개혁 드라이브는 제동이 걸리게 됐으며, 슬로바키아의 경제 정책은 성장보다는 분배쪽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경우 2004년 5월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등 친서방 개혁정책을 추진해온 주린다 총리는 동유럽 첫 3연속 집권의 문턱에서 좌초하고 그가강력히 추진해온 2009년 유로존 가입도 불투명한 상황을 맞게 된다. 스메르당은 정부 여당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시장경제 위주의 개혁이 빈부격차를더욱 심화시켰다고 주장하며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과 서민층에 대한 복지 확대를공약으로 내걸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스메르당이 의회 과반 확보를 위한 소수당과의 제휴 과정에서급진적인 공약이 상당 부분 완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스메르당이 슬로바키아 국민당이나 민주슬로바키아운동 등 좌파 민족주의 성향의 정당과 연정을 구성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개혁이 상당부분 지연되거나수정될 것으로 예상돼 외국 투자자들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주되고 있다.
이반 가스파로비치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이날 총선 최종 결과가 공표된 뒤 다수당인 스메르당에 새 정부 구성을 위임할 예정이다.
총선 투표율은 54.5%를 기록, 4년 전 70%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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