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옛 중국 제환공(齊桓公)의 고죽(孤竹) 정벌전 때 얘기다. 싸움은 쉽지 않아 봄이 가고 겨울이 되돌아오도록 승부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지리에 밝지못해 길까지 잃었다. 늙은말의 지혜를 빌리자는 재상 관중(管仲)의 진언대로 늙은 말을 풀어주고는 그 뒤를 따라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노마지지(老馬之智)란 말이 이래서 생겼다. 노마식도(老馬識途)라고도 한다. 늙은 말이 길을 안다는 뜻이다.
이렇듯 옛날엔 말만큼 중요한 무기도 없었다. 출중한 무예로 한때 세상을 주름잡던 명장들은 저마다 애마 한 마리씩은 가지고 있었다. 관운장의 적토마 같은 것들이 천리마로 일컬어지던 명마의 전형이다. 항우는 오추마 위에서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는다”는 노래를 마지막으로 남기며 우미인과 헤어진다. 명장과 명마에 얽힌 얘기의 한 토막이다.
영천에 들어선다는 ‘말 테마공원’이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뭉그적거린다. 지난 2009년 터를 잡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만한 진전이 없다. 개장 시기는 2019년으로 미뤄졌고 경마장 규모는 잘려나간 채 줄어들고만 있다. 당초 3057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마사회가 한 일이라곤 설계공모 당선작을 뽑은 것뿐이라고 한다. 때문에 마사회를 바라보는 눈길들이 곱지않다. 마사회의 경마장 건립 의지를 의심하는 눈초리들이다. 왜 마사회의 마음이 바뀐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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