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걷는다는 것은 / 두 발로 /풍경과 마음을/ 박음질한다는 것이다/ 걷다 잠시 뒤돌아보면 /풍경과 마음이/ 날실과 씨실로 어우러져 짜여진/ 옷감 한 자락/ 하늘 가득 강물처럼 흐른다 / 걷다 집으로 돌아오면 / 세상으로부터 찌들은 낡은 옷자락/ 바람결에 사라지고/ 내 영혼에 들어와 박힌/ 맑은 옷 한 벌, 길 위에서 얻어 입은 날이다.” < 전향- 걷는다는 것은>
학생들이 빠져나간 저녁시간대 동네 학교 운동장엘 가보면 걷기 열풍을 실감할 수 있다. 가족들에게 저녁밥을 먹이고 나온듯한 주부들이 삼삼오오 작은 무리를 지어 트랙을 돈다. 그들의 대화를 엿들을 뜻은 없지만 바람결에 들려오는 소리를 어찌 막을 것인가. 화제는 뱃살걱정, 가정사에서 어느새 정치판으로 옮겨 붙어버린다. 그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다른 팀들이 그 공간을 메운다. 온 나라가 이렇게 걷기 열기에 휩싸여 있는 것만 같다.
빨리 걷는 것과 천천히 걷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건강에 좋을까?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알렉스 비가지 교수팀이 오염물질 흡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最適)속도를 산출해냈다고 보도됐다. 20세 이하 남녀는 시속 3㎞정도, 20세 이상은 평균 4㎞라고 했다. 자건거 타기 시속도 제시했다. 물론 수많은 주장과 논리 가운데 한 가지일뿐이다. 무슨 논거를 들이대도 적게 먹고 체력에 맞춰 걷기가 기본일 게다. 전향 시인은 “걷는다는 것은 / 두 발로 /풍경과 마음을/ 박음질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이어트도 좋고 단풍감상도 좋지만 이런 시를 읊조려 가며 걷는 맛도 색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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