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권
나비 한 마리가 내 안에 들어온다
새들도 멀리 날지 않는 이 한밤
나른한 기차 소리가 밀려온다
노오란 달빛이 내 몸을 휘감는다
새로 꽃나무를 심은 것도 아닌데
내 몸 안에 꽃잎 같은,
달콤한 암호라도 자란단 말인가
안팎이 다른 옷을 벗어 던지고
나는 나비를 안으려 손을 뻗는다
어디 궤도를 이탈한 나비와 하룻밤을?
나비가 스치듯 내 몸을 건넌다
몽롱한, 아니 분수를 쏟아내듯
내 안에 꽃이 핀다
지도에 없는
어느 길 위에서 밤새 꽃을 판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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