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권
양말 하나에 정이 갈 때가 있다
요 뒤꿈치 발바닥 쪽이 조금 해진 녀석
그냥 버릴까 하다가 한번 꿰매 신는다
그러면 파란 바다 밑에 구름무늬 한 줄 깔고
고단한 세상 떠받들 듯 말이 없던 너,
이제 보니 내 옆에서 구겨져 있어도
풀꽃처럼 시퍼렇게 살아 주저앉지 않았구나
아니 어둠 속 반짝이는 바다를 품기 위해
양말아
너는 내가 보지 못한 낭떠러지에서
무던히 반짝였구나 지친 하루의 경계를 넘어
그때마다 푸른 바다로 출렁거렸구나
어떠냐 오늘 나와 자전거를 타고 저 하늘 건너볼까
고깔모자 쓰고 오징어김밥을 먹으며
밤기차를 갈아타고 신나게 달려가 볼까,
작은 섬을 지나 태평양 건너
딤비딤비빠밤바!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