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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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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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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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되면 되게 하라.” 마치 의지의 화신들이 부르짖는 것 같은 이 구호는 분발 촉구용 일 때가 많다.때문에 무리가 따르기도 한다.실제로 직장 상사의 `촉구’를 견뎌내지 못한 어느 직원이 뇌경색을 일으킨 일이 몇년전 있었다.“그 까짓 일도 제대로 못하느냐”는 질책이 꼬리를 문 게 빌미였다. 결국 그는 법원의 힘을 빌어 `업무상 재해’판결을 얻어냈다.
 숨은 이야기 하나 더. 영국 디즈레일리와 글래드스턴은 빅토리아 여왕시대 정계의 양대산맥이었지만 앙숙으로도 유명했다.어느날 누군가가 디즈레일리에게 `불운과 재난의 차이’를 물었다.기다렸다는 듯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만일 글래드스턴이 테임즈강에 빠지면 불운이고,누가 떠민다면 재난이지.”
 재난이건,재해건,불운이건 거기가 거기라는 생각이 들건만 비범한 사람들에겐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그렇긴 하나 아무리 둔감한 사람이라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불운이라면 그것은 재난이고 재해임엔 틀림없다.자연 재앙,대형사고 따위에 따른 피해가 그런 종류다.
 경북도내엔 `환갑’이 넘은 저수지가 3561개소나 있다고 한다.도내 전체 저수지의 64%다. 사람으로 치면 늙고 병약해졌으니 언제 불행한 일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저수지들이다. 제방 유실, 붕괴, 누수 따위가 그 위험 요소들이다.남미 칠레에선 축구장의 몇 십배인가, 몇 백배인가 되는 산 속 호수가 느닷없이 사라져버려 그 원인을 찾느라 바쁘다는 이야기가 얼마전 관심을 끌었던 일도 있으니 생판 남의 일만은 아니다.
 때마침 장마철에 저수지들이 곳곳에서 재해를 입고 있다. 청도군 금천면 오봉2리 사곡저수지가 얼마전 무너졌다.김관용 지사가 몸소 찾아가 주민들을 위로했으니 큰 사고였던가 보다. 예천에선 낙동강 내성지구 무이제 제방이 유실되기도 했다. 일이 터져야 당국은 “안전시공” “재발방지”를 앵무새처럼 되뇐다.이 또한 불운이요,재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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