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문학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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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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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흠뻑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소리내어 읊조리기에 운율적으로 정감이 유별난 `청포도’를 암송해본다. 청포도는 경북내륙 지방에 있어서는 말 그대로 칠월의 과실이다. 집집마다 장독대 위에 청포도 송이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는 이맘때면 우리고장 사람들은 추억처럼 이육사와 그의 불후의 시, 청포도를 떠올리게 된다. 청포도가 유난히 많은 고장이기에 그렇고 민족시인 이육사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고장이기에 더욱 그렇다.
 시 `청포도’는 1939년 8월호 `문장’에 발표한 시로, `광야’ `절정’ 등과 함께 육사의 대표작이다. 나라를 잃고 먼 이역을 떠돌면서 품은 고국에 대한 향수, 그리고 암울한 민족현실 속에서 밝은 내일을 기다리는 심사가 담긴 노래다. 민족운동으로 일제에 의해 옥살이를 할 때 수인번호가 곧 그의 이름으로 되었다는 설도 있거니와,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올 대상을 기다리는 그 기개가 눈에 선하다.
 선생의 시와 민족정신을 기리는 이육사문학축전이 오늘(20일) 오후 안동시민회관에서 열리는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29일까지 이육사문학관, 도산청소년수련원, 안동시립 박물관 등에서 열린다고 해서 더듬어본 육사와 그의 시 청포도의 기억이다.
 중복과 대서가 끼인 칠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민족시인을 기리는 문학축제를 만나보는 일도 괜찮은 여름나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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