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피랍자 더 이상의 희생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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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피랍자 더 이상의 희생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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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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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언론인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23명 전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온 국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결국 1명이 살해됐다. 봉사단을 이끌던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의 사망 소식은 참담하고 충격적이다. 선의를 갖고 봉사활동에 나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탈레반의 행동은 천인공노할 만행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던 노부모와 부인, 어린 딸, 신도들의 애끓는 심정을 생각해보라.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의 희생은 막아야 한다.
 한창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탈레반이 배 목사를 살해한 진의와 경위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정부는 탈레반이 단순히 교섭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일 생각으로 살해한 것인지, 탈레반 내부에서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으로 빚어진 지휘체계의 혼선에 따른 것인지부터 파악하고 대응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탈레반 측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앞으로 인질들을 추가로 살해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볼 때 현지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 할 경우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고위급 대통령 특사를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급파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상황의 엄중성을 감안해 아프간 정부와 더욱 긴밀한 협의를 위해 특사를 파견키로 했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현재 납치단체와 접촉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의 역할이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되는 만큼 아프간 정부와 공조 체제를 구축하고, 평화적인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아프간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질 중 8명이 석방됐다는 외신 보도가 있으나 억류 장소로 되돌아갔다는 얘기도 나오는 등 상황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의 석방설이 사실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지금 가장 우려되는 것은 피랍자들의 건강이다. 배 목사의 경우도 건강이 악화되자 난처해진 탈레반들이 그를 살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피랍자들은 건조한 고산 지대에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공포와 긴장 속에 피랍 8일째를 맞고있다. 음식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는 지병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협상 시한이 몇 차례 늦춰지고, 함께 있던 사람 그것도 인솔자가 살해된 상황에서 이들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이 젊은이들이 신앙의 힘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기 전에 속히 사태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부는 마지막 한 명이 구출되는 순간까지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협상단은 아프간 정부와 관련국들을 설득해 탈레반을 자극할 수 있는 군사 작전은 피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종교단체의 위험 지역 선교와 봉사 활동 계획은 취소하거나 유보하는 것이 좋겠다. 위험한 지역에 간 것이 무모했다느니, 선교 방식이 잘못됐다느니 하는 논란은 일단 뒤로 접어 두자.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정부의 외교적 해결 노력을 신뢰하고 남은 인질들이 무사히 구출되기를 기원할 뿐이다.
 또한 재외국민이 각종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차제에 재외국민을 위한 상시적인 위기관리기구의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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