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포항 송도해수욕장과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은 `청색(Blue)’판정을 받았다. 각각 전국 12위와 15위다. 점검 점수도 40점대인 `적색 해수욕장’의 갑절이나 많은 80점대 안팎이다. 최상급인 `녹색(Green)’판정을 받은 곳은 도내 어디에도 없다. 청색 등급이라도 받은 곳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며 한가닥 위안거리로 삼는 관계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사실은 녹색 판정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부끄러움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내 화장실의 문제점은 시설 유지 관리와 위생 관리로 드러났다. 더 쉽게 말하면 화장실 조명이나 잠금장치 따위가 고장난 채인데다 청소를 제대로 안 해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는 이야기다. 어느 정도인지 알 만하다. 이제껏 많이 보고 들어온 현상만 떠올리면 된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은 더 중요하다. 못할 것도 없다. 가까운 사례가 포항 시외버스 종합 터미널 화장실이다. 최악의 표본이다시피 하던 것이 지금은 완전히 탈바꿈했다. 언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일이 있느냐는 듯 모범화장실의 반열에 오를 만하게 자리매김돼 있다. 쓰는 사람이 많은 공공시설일수록 망가지고 지저분해지기 쉽게 마련이다. 사용자들의 잘못도 있지만 이를 보고도 관리를 제대로 않으니 가장 더럽다는 소리까지 듣게 되는 것 아닌가.
악명 높던 한국의 화장실이 면모를 일신하게 된 지는 오래전도 아니다. 대규모 국제행사가 잦아진 1980년대, 특히 `88올림픽’부터일 것이다. 올림픽을 앞둔 중국 베이징이 한국의 뒤를 따라 화장실 개량에 열심인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포항은 글로벌 도시로 이륙을 꿈꾸고 있다. 글로벌 도시의 기준 가운데 하나가 화장실 문화임은 이미 체험해 알고 있는 그대로다. 새해에는 반드시 녹색 판정을 받아 올해 적색 판정의 불명예를 씻어버리도록 주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휴양지 공중화장실뿐만 아니라 도내 모든 화장실이 언제라도 점검반의 방문을 받을 채비가 돼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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