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총재)는 국민 앞에 진퇴를 분명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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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총재)는 국민 앞에 진퇴를 분명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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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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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언론인
 
 12월 19일 대선이 50일 남았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을 비롯해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제 정당의 대선 후보도 확정됐다.
 현재의 대선 정국은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각축 속에 민주당 이인제, 민노당 권영길,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등이 지지세 10%선  진입을 위해 전력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대선은 집권당이 `헤쳐 모여’ 과정을 거쳐 신당으로 대선에 임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범여권이라는 희한한 용어가 선거판에 등장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른바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통합신당과 민주당, 창조한국당 등은 대선 전략과 목표로 후보 단일화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의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부 후보의 태도와 입장이 때와 상황에 따라 분명하지 않기때문이다.
 한국 정치판에는 두 다리 걸치는 정치인이 많다. 해방 이후 정국 불안과 한국전쟁, 자유당 장기 집권과 해체, 군사정변과 공화당 집권, 유신체제와 장기 독재, 대통령 유고와 신군부 등장, 민정당 창당과 민자당 합당, 문민정부 출범과 국민의 정부로의 정권 교체, 참여정부 등장과 열린우리당 창당 및 해체 등 근세 정치사의 격랑을 헤쳐 오면서 정치인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거의 곡예사에 비견되는 재주와 변신이 필요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정치 지도자의 정계 은퇴와 번복, 잦은 당적 변경과 대선 재출마를 그리 어렵지 않게 보아 왔다.
 여야 정권 교체를 처음으로 이룬 김대중 전 대통령만 해도 정계 은퇴 후 다시 복귀를 선언하고 4수 끝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한국 60년 정치사에 집념의 정치지도자는 제법 많지만 국민과의 언약을 지키며 진실로 국민에게 숭앙을 받는 정치 지도자는 그리 많지 않다.
 열 손가락으로 꼽기도 쉽지 않을 정도다.
 국민이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고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 것도 모두 정치인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그런 탓에 국민은 정치 지도자들의 말이나 행동에 좀처럼 감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권력욕과 치부, 파당 정치와 부패, 식언과 뻔뻔함에 물려있다.
 숱한 정치적 파고와 역경을 헤쳐 온 우리 국민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7대 대선에 다시 출마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가 두 차례 대선에 실패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정치 전면에서 물러섰지만 시대와 상황이 바뀌면 그도 다른 정치 지도자들처럼 다시 정치를 시작할지 모른다고 보는 국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대선에 다시 나선다면 국민은 그저 실망을 거듭할 뿐이다.
 정치지도자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저버린 게 어디 한·두 번인가.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다시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그의 자유지만 대의명분에도 맞지 않고 자신의 `대쪽 이미지’에도 합당하지 않다.
 그로서는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무려 1000만 표 안팎의 지지를 받고도 떨어졌으니 아쉬움과 미련, 그리고 한이 남아 있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총재가 대선과 관련한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대선 출마로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하느냐, 아니면 국민과의 언약을 지켜 정계 복귀 의사를 접느냐의 여부는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
 무엇이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주고 무엇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지는 그 자신이 잘 알 것이다.
 자신의 출마가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한나라당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고 통합신당에 어떤 이득을 안겨줄지 누구보다 그가 잘 알 것이다.
 정치지도자는 모름지기 국민 앞에 언행과 진퇴가 분명히 해야 한다.
 이 전 총재가 출마를 하든, 출마 의사를 접든, 시간을 끌 게 아니라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결심을 밝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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