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막상 담배를 사기 직전 2300원이 생각해보니 너무 손해 보는 약조다. 하여 아무래도 자신의 몫이 조금이나마 커야겠다고 막판에 속내를 내비친다. 그러자 200원이 발끈한다. 말에 신의가 없다고. 200원을 가지고 전부를 살 수 있게 해준다면 몫의 반을 차지할만하지 않느냐는 나름대로의 이론이다.
대한민국 2007년 겨울. 대선판에서 인기 없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약체 민주당이 합당을 하고 대선후보도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다가 며칠 안 가서 그것이 지금 허사가 되어가고 있다. 국회의원 140석을 거느린 거대정당 쪽에서 “꼴랑 8석 당과 5대 5지분으로 통합한다니, 도대체 말이 되느냐”고 틀고 나선 것이다. 꼭 합쳐야겠다는 데 급급해 있는 후보는 `재협상 여지’ 운운하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신용불량자와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며 단호하다.
2300원과 200원 양쪽이 다 만족할 길은 없을까. 있다. 담배 피우기를 포기해버리면 된다. 그러잖아도 금연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도록 우리 사회와 주변이 변해가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140석이나 8석도 가당찮은 집권 욕심 버리면 된다. 한쪽은 굳이 불합리한 지분으로 당대 당 통합을 하지 않아도 될 일이고, 한쪽은 자존심 상해가면서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 저들은 지금 그 간단한 답도 모른단 말인가.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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