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도움이 고마웠어야 할 다케시타 측은 그러나 오히려 미칠 지경이었다. 황민당은 극우를 표방한 야쿠자 조직이었고, 이런 불량집단이 적극 칭찬을 해주니 시민들이 자신과 야쿠자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할 것이 다케시다는 괴로웠던 것이다. 시민들이 그렇게 의심을 한다면 그에겐 치명적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상황을 두고 일본 언론들이 `호메고로시’라는 아주 적확한 낱말을 사용한 것이었다.
야쿠자처럼 불량집단은 아니지만, 전국 42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 20년 전 일본황민당의 다케시타 지지 상황을 연상케 한다. 학생회장들은 지난 28일 “이번 대선 후보군에서 이 후보만이 경제를 살려낼 적임자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전국 대학을 다니면서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바글바글 들끓기 시작했다.
신문들은 사설로 나무라고, 네티즌들은 “정의를 포기한 자들의 더러운 밥그릇 챙기기”라며 벌레보다 못한 자들이라고 욕하고 있다. 그 비난의 화살은 이 후보에게도 날아가고 있다. 야비하게 어린 학생들을 선거판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거다. 그 진위는 알 수 없으나, 총학생회장들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뜻과는 달리 이 후보에게 누를 끼친 셈이 되었다. `칭찬으로 이명박 손해 보이기’쯤 되는 합성어로는 어떤 말이 좋을까.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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