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BBK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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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나는 BBK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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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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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윤환/언론인
 
 BBK 의혹의 핵심은 `이면계약서’ 여부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김경준 사이에 BBK 실소유주를 가리는 증거가 이면계약서 사실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후보가 BBK 이면계약서를 김 씨와 작성한 게 사실이라면 김 씨의 주가 조작과 자금 횡령 등에 이 후보가 무과하다고 하기 어렵다. 이면계약서는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이면계약서가 존재한다고 치자. 이 후보는 치명상을 입는다. 이 후보 지지율이 40% 안팎이라고 보면 이 가운데 40% 가까이는 BBK 수사 결과에 따라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응답하는 지지 유보층이다. 이들이 빠져 나가면 이 후보 지지율은 20%대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선두로 치고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예상되지 않는다는 게 검찰과 정치권 분위기다. 이면계약서 자체가 사기극이고, 그 결과가 이르면 오늘, 늦어도 5일이면 밝혀지기 때문이다. 김경준의 이면계약서는 2002년  2월 이 후보가 50억 원 가량의 BBK 지분을 김 씨에게 팔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당시 BBK 지분의 30%는 흥농종묘 사장인 이덕훈 씨가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씨를 대신해 30억 원을 BBK에 투자했던 홍종국 씨의 진술이다. 홍 씨는 검찰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진술했다.
 홍 씨 주장대로라면 이 후보가 BBK 지분을 소유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 씨 주장대로 이 후보 소유가 맞다면 이 후보가 이덕훈 씨의 지분 30억 원을 인수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덕훈 씨는 이 후보와 일면식도 없다고 하지 않는가. 더구나 홍 씨는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 했다.
 이면계약서의 도장 문제도 진상이 드러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경준은 이면계약서에 이 후보 인감이 찍혔고, 따라서 이면계약서는 진짜라고 주장해왔다. 심지어 계약서 작성 당시 김 모 변호사가 입회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하나하나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 계약서는 2월로 되어 있지만 찍힌 도장은 `4월’에 제작됐다는 것이다. 4월에 만든 도장을 찍으며 서류는 `2월’로 만든 셈이다. 무엇보다 이 도장을 주문한 장본인은 김경준의 부인 이보라 씨라고 한다. 이 후보와 무관하게 자기들이 만든 도장을 이리 저리, 이 서류 저 서류에 찍고 이 후보가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결론이다. 검찰은 이 후보 도장을 만든 도장업자를 찾아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장업자는 이보라가 이 후보 도장과 똑같이 만들어 달라 했지만 “두 군데를 진짜와 다르게 만들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진실은 밝혀지는 법이다. 서류작성에 입회했다는 김 모 변호사가 김 씨 주장을 부인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 진실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BBK가 이 후보 소유라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 씨 주장을 마치 성경 구절처럼 되뇌며 대통령 선거판을 어지럽히고 이 후보를 비난해온 정치권은  이에 따른 책임을 어찌 감당할 것인가.
 김 씨는 이미 사기가 드러났기 때문에 그에 따른 형을 살면 그만이다. 주가 조작 등에 따른 형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김 씨 뿐만 아니라 그의 사기에 가담했거나 공범관계인 누나 에리카 김, 부인 이보라 또한 한국으로 송환돼 와야 한다.
  김 씨가 문제가 아니다. 범여권 전체가 책임져야 할 상황이다. 정동영 후보는 물론 통합신당이 목숨 걸고 BBK 사기극을 확대 재생산해가며 국민을 오도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그들이 정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김경준을 동원한 대가는 대선에서 치르겠지만 사기극에 편승한 민·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신당 김현미 대변인이 이 후보 부인 시계가 1500만 원 짜리라고 엉터리 폭로극을 벌인 책임도 마찬가지다. 7만 원짜리 시계와 1500만 원짜리 시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공당 대변인이 그들의 참모습이다. 신당은 이 후보가 당선돼도 BBK 특검을 발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딱한 노릇이다.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BBK 특검이 아니라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엄중한 심판과 추궁이다. 지금이라도 BBK 미망에서 깨어나 깨끗한 승부에 전념하라. 아름다운 패배의 미덕을 배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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