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사상 첫 FA컵 2연패…김치우 MVP
전남 드래곤즈가 `2007 최후의 결전’에서포항 스틸러스를 꺾고 대망의 FA컵을 들어올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전남은 2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07 하나은행FA컵 축구선수권대회’ 결승 2차전에서 주장 송정현이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트리고 산드로가 추가골을 더한데 힘입어 황진성의 골로 맞선 K-리그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를 3-1로 무너뜨렸다.
지난달 25일 광양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3-2로 역전승한 전남은 1.2차전 합계 스코어 6-3(2연승)으로 작년에 이어 두 해 연속 우승했다.
전남은 1996년 닻을 올려 올해 12회째를 맞은 FA컵에서 사상 처음 2연패 위업을이뤄냈다. 전남은 1997년, 2006년에 이어 통산 세번째 우승으로 전북(2000, 2003, 2005년)과 함께 최다 우승팀이 됐다.
전남은 우승상금 2억원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허정무 감독은 전남을 맡아 개인 통산 세 번이나 FA컵을 차지했다.
`파리아스의 마법’을 앞세워 최초의 더블 크라운(K-리그, FA컵)을 노렸던 포항은 전남의 무서운 기세에 눌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성인 축구 마지막 대결로 펼쳐진 제철가(家) 형제 대결에서 결국 전남이 웃었다. `축구 용광로’ 포항 원정에 나선 용(龍)의 전사들은 1차전 우위를 업고 `지키기’에 나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공격 축구로 선제골을 뽑아냈고 1-1 동점 이후 재공세에 나서 화끈한 승리를 이끌어냈다.
FA컵 결승 무대의 히어로는 전남 `캡틴’ 송정현.
공격형 미드필더 송정현은 전반 35분 이상일이 대각선으로 찔러준 로빙 스루패스를 가슴으로 받아 포항의 마지막 수비수 이창원을 왼발로 젖혀낸 뒤 오른발 캐넌슛을 꽂았다. 쭉 뻗은 슈팅은 골키퍼 정성룡 옆을 뚫고 지나가 크로스바 밑둥을 때린 뒤 세차게 그물을 출렁였다.
파리아스 감독은 후반 슈벵크 대신 황진성을 투입하는 교체 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3분 만에 파리아스 매직이 다시 힘을 발휘하는 듯 했다.
박원재의 슈팅을 전남 수문장 염동균이 힘겹게 쳐내고 고기구가 달려들어 혼전 중 볼이 흐르자 문전 쇄도한 황진성이 마무리 슈팅으로 기어이 1-1을 만들었다.
포항이 한 골을 더 넣으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상황.
그러나 전남은 `잠그기’보다는 오히려 공세로 국면을 전환했다. 후반 35분 송정현이 또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송정현은 김치우가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자 골문 앞에서 슬라이딩 터치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전남은 이어 후반 38분 일본계 브라질 용병 산드로 히로시가 강력한 왼발 터닝슛으로 세 번째 골을 뽑아 포항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전남의 공세에 파리아스 감독도 두 손 들 수밖에 없었다.
측면 공격으로 활로를 뚫고 전담 키커 역할도 해낸 전남 김치우가 올해 FA컵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득점상은 2골 공동 득점자가 많아 시상하지 않았다. 지도자상은 전남 허정무 감독과 김봉길 코치가 받았고 페어플레이상은 제주 유나이티드에 돌아갔다. 이날 경기로 그라운드를 떠난 권종철 심판이 심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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