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민심 이반’을 확인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주말 수도권 유세를 통해 “세금은 국민에게 고통을 주라고 있는 것이 아닌데 주민들 아픔의 핵심이 세금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토로한 것이다. 국민들이 다 아는 세금의 고통을 정 후보가 깨닫는데 5년이란 시간이 걸린 셈이다.
정 후보는 “집권하면 종부세 부담을 덜어 주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그는 종부세는 현행대로 유지하는 대신 양도세를 내리겠다는 입장이었다. 종부세는 극소수 가진자에 국한된 문제라는 인식이 그 바탕이다. 그러나 올해 종부세 대상자 10명 가운데 4명꼴로 1가구 1주택자라는 통계가 발표됐다. 집 한 채가 전재산인 국민을 적으로 만든 세제의 횡포를 이제사 깨달은 것이다.
정 후보는 “종부세 도입 원칙과 취지는 좋았으나 3년 새 가파르게 올랐고 1가구 1주택 보유자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됐다”며 “(종부세가) 오르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만하게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종부세가 가파르게 오르는 동안 그는 두 차례나 집권당 의장을 지냈다. 통일부장관으로 내각에도 참여했다. 실세일 때엔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가 대선 유세에서 “뼈 아프게 민심 이반의 현장을 확인했다“고 한 말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는 “똑똑한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말을 잘 듣는 대통령이 되겠다. 민생경제를 돌보지 않는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 후보 지지율이 저조한 것은 본인 책임도 크지만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실정 탓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 후보와 신당은 지금도 네거티브에 열중하고 있다. 바로 이런 네거티브가 `민심 이반’을 몰고왔다는 사실을 왜 인정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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