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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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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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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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욱/언론인
 
 이른바 BBK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발표가 임박한 모양이나 이로써 이번 사안이 일단락되리라 믿는 국민은 별반 없는 것 같다.
 그 내용이 어떻든 각 정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또 다른 불씨를 남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벌써부터 BBK 특검 도입을 놓고 정치권 내에서 억센 힘 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대선은 BBK 의혹이란 쓰나미에 파묻혀 버리는 기형적 과정을 밟아왔다.
 선거가 불과 보름 밖에 남지 않았는 데도 BBK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여기에만 목을 매달고 있다.
 시중에서는 `김경준이가 대통령을 만든다’는 조소와 비아냥거림이 떠돌 정도로 이번 대선은 정상적 궤도에서 이탈해 있다.
 이래서야 어떻게 다음 5년 간 대한민국을 맡길 대통령을 제대로 뽑을 수 있겠는가.
 BBK에 함몰된 대선은 유권자로서도 큰 불행이다.
 대선은 응당 후보라는 상품에 대해 어떤 품질을 갖고 있는지를 검증·평가해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는 민주주의의 주요한 장(場)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제기됐던 각종 이슈들을 이 참에 한 번 정리하고 국가적 어젠다를 새로 설정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사회 개량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는 BBK를 제외한 다른 이슈는 찾아보기 어렵다.
 후보들도 BBK 공방에만 전력투구한 탓인지 뚜렷한 공약이나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설령 그런 게 있다 하더라도 서자 취급당하기 십상인 분위기다. 후보 검증만 해도 그렇다.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은 물론 이념과 노선, 비전, 도덕성 등을 엄정히 재보고 두루 판단해야 하나, 모두 BBK 파고에 파묻혀 버렸다.
 이대로 가다간 이번 대선이 역대 최악의 실패작으로 규정될 지도 모르겠다.
 마침 검찰이 수사 결과를 곧 발표한다고 하니 이제부터라도 대선 정상화가 시급하다. 대선의 원래 의미와 기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도 대오각성하고 정책과 공약 대결을 통해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받는 정도를 가야 한다.
 지난 대선 때도 후보 검증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매터도어와 인신공격이 난무했지만 뒤에 가선 무엇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버린 아픈 경험을 되새겨야 할 터다.
 이번 검찰 발표를 계기로 BBK 논란은 정리할 부분은 정리하고 혹여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유권자의 심판에 맡기면 된다.
 물론 검찰은 이번 사안의 의미를 십분 고려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진실을 있는 그대로를 밝혀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애만 쓰고 욕은 욕대로 먹는 치욕을 되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이 대선다워야 그나마 최선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게 된다.
 BBK에 발목이 잡혀 있는 사이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가. 이제 더 이상 지지부진하게 끌고 갈 시간이 없다.
 이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중차대한 대선이 날이 새면 BBK 타령만 하는 `김경준 놀음’이 돼선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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