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어가니 메주는 맛을 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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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깊어가니 메주는 맛을 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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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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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 사동 농가 메주 익어가는 풍경`눈길’
 
 
울릉도 사동의 한 외딴 농가에 한 촌로가 토종 메주와 시레기가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추억의 맛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한겨울 고즈넉한 울릉도 사동의 한 외딴집 농가에 메주와 무청 시래기가 마구간 하늘, 줄 하나에 매달려 겨울을 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때론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때론 성난 눈보라를 맞으며 겨울 칼바람 속에 추억의 맛으로 익어가고 있다.
 메주는 겨울 내내 처마 밑과 온돌 방안을 오가며 희고 푸른 곰팡이를 더덕더덕 붙여 냄새를 풍긴다.
 그러다 장작으로 지펴 훈기가 감도는 온돌방 한 구석을 차지하고선 마치 가족처럼 겨울을 함께 보내다 음력 정월 보름을 전후해서 장을 담그게 돼 그 생을 마감한다.
 과거 시골마을 한 모퉁이를 돌아서다 문득 맡게 되는 콩 삶는 냄새에 허기가 더해지던 시절이 있었다. 커다란 솥에서 삶아 절구로 찧어 만든 메주 덩어리를 먹던시절은 까마득하다.
 또 무청은 겨우내 누렇게 변해 바짝 여위며 시래기로 말라간다. 자연의 허락으로 변태에 성공한 것들에게선 깊은 맛이나며 감칠맛이 나거나 고소하거나 단내가 나는 것이 특징이지만 이젠 그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사동의 현지주민 이모(70)씨는 “밥알보다 나물이 많아 불리어 졌던 시레기로 만든 슬픈 갱죽 한그릇과  된장찌개를 훌쩍이며 떠먹던 밥상 모서리가 시리도록 그립다”고 말했다.
  울릉/김성권기자 k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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