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흑인 오바마의 이 놀라운 대중적 인기는 어디서 나오는가.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를 꼽고 있지만 다른 의견도 많다. 오바마의 겸손이 미국의 백인사회와 흑인사회, 유색인종 사회에서 한꺼번에 그의 이름을 외치게 만든다는 거다. 그의 말은 겸손하면서 감동을 준다. “저를 괜찮게 생각하십니까? 기회만 주어졌다면 저처럼 될 수 있었던 수많은 젊은이들이 저기 있습니다….” 이 얼마나 돋보이는 자기겸손의 말인가. 우리 후보들이 이런 겸사를 말한 적 있는가.
일전 호미곶자(子)는 본란에 `꼿꼿장수’라는 제목으로 김장수 국방장관을 상찬하는 글을 썼다. 대통령직 인수위로부터 새 정부에서도 장관직 유임을 제의 받았으나 `나는 그래도 참여정부 사람’이라며 고사했다는 그 사실에 대한 예찬이었다. 헌데 다시 그에게서 지금 미국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오바마가 오버랩되는 바 있어 재차 김장수 국방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다. 그는 지난 주 이명박 차기대통령이 지난해 김정일과의 이른바 `꼿꼿악수’를 상기하며 격려하자 “다른 사람이 장관이었더라도 아마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너무나 닮았다. 오바마의 겸손, “저를 괜찮게 생각하느냐, 기회만 주어졌다면 나처럼 될 수 있었던 수많은 젊은이가 저기…”라고 한 말과 어법이 똑 같지 않은가. 김장관은 그날 그에 그치지 않았다. 차기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 준비를 하는 국방부 관료들에게 “차기 정부 성향에 너무 맞추려 하지 말고 현 정부에서 해오던 대로 보고하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거다. 이 정권 아래 장관을 한 사람 중엔 이런 분도 있었다니, `잃어버린 5년’이었다지만 그나마 위안이 된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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