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불법파업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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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불법파업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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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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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파업병을 뜯어고친 사르코지
 
 유동운 교수 (부경대학교 경제학부)
 
 프랑스 철도노조는 공기업 연금납입기간을 현행 37.5년에서 40년으로 늘리겠다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안에 반발해 파업하였지만 파업 열흘 만에 손을 들었다. 원래 프랑스 공기업 연금은 사기업연금보다 보험료 불입기간은 짧으면서도 연금액은 많은 특혜를 누려왔다. 시라크 정권은 1995년 공기업 연금 개혁을 시도했지만 철도 노조가 3주 파업을 벌이면서 교통을 마비시키자 개혁안은 철회되고 알랭 쥐페 총리가 물러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프랑스는 `공공부문 개혁이 불가능한 나라’로 세계에 인식되었다,
 사르코지가 12년 만에 공공부문 연금개혁을 둘러싸고 노조와 벌인  대결에서 “수백만 시민을 인질로 잡는 파업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원칙을 고수하자, 시민 1만 명도 파리 레뒤블리크 광장에 모여 “국민이 공기업에 젖을 짜 먹여주는 암소냐”라고 외치며 지지하는 바람에 결국 파업병에 걸린 프랑스 노조가 무릎을 꿇고 말았다.
 우리 사정은 어떠한가. 김영삼 정부에서부터 김대중, 이어 노무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개혁을 둘러싼 정치적 압력단체와 벌인 한판 싸움에서 정부가 굴복하는 바람에 불쌍한 국민들만 그동안 비싼 대가를 치렀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불법파업 불용’ 원칙을 천명했다. 그 일환으로 경찰조사를 회피하고 있는 민주노총 면담을 전격 취소했다. 사르코지식 한국판 노조개혁이 마침내 시작된 느낌이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으로 법관, 변호사, 의사, 교사, 공무원, 공기업 직원을 꼽는 데 국가가 독점력(자격증이나 면허)으로 막아주는 직업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근래 공기업은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까지 비꼬임을 당하고 있다. 최근 한국행정학회가 전국 137개 공기업, 공공기관 직원 2,7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공기업 직원들은 입사 7~9년이 되면 직업에 대한 회의 때문에 방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민간회사와 달리 공기업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목표를 내건 뒤 성과급을 챙기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다. 직장의 업무 강도도 높지 않고 정년(60세)까지 무난히 보장되겠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진다고 느끼는 직원도 있다.
 하이에크도 `노예로의 길’에서 공기업은 경쟁을 피하므로 사회에 봉사할 희망이 없는 기구로 보았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우리들이 번영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실패는 불가피하게 일어난다.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도 필요로 하기 마련인데 공기업은 실패하지 못하도록 국가독점의 보호를 받는 소위 불사신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각자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성공은 물론 실패도 받아들임으로써 전반적인 경제번영에 이바지한다. 그런데 정부가 시장 활동에서 일어난 실패를 보완하려고 공기업의 길을 밟게 되면 민간기업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공기업은 경제번영에 이바지하지 못하는 기구로 전락한다.
 미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은 오늘 모든 사람이 만족했다 한들, 리더라고 모든 사람을 늘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내일 불만을 터뜨리며 그 대열을 박차고 나갈 사람이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하였다. 리더십은 인기경쟁이 아니다. 그는 아무도 화나게 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애쓰는 일은 범인이나 할 법한 일이라고 리더십의 핵심을 지적하였다.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규제받는 민간독점이었던 통신과 항공운수사업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여 경쟁이 들어서도록 이끈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경제개혁을 성공으로 이끈 리더십의 지도자였다. 취임하자마자 탄광노조와 1년 이상을 대결한 대처는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신들의 문제를 사회에 떠넘기는 영국인의 병을 치유한 리더십의 지도자였다.
 우리는 사르코지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 전문가들은 1990년대 7%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이대로 간다면 2010년 이후엔 4%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포퓰리즘적 국가정책으로 평등주의적 분배에만 급급하였던 한국경제를 회고해본다면 리더십이 없는 범인을 지도자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이명박 당선인의 `불법파업과의 전쟁’을 지켜본다.
   (www.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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