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물가 상승의 정도가 심상찮다는 위험경보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본보 4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께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추세가 새해 들면서 국제 원유·원자재·곡물 가격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품목뿐 아니라 거의 전방위적으로 물가는 치솟고 있다. 기름값·교통요금은 말할 것도 없고 설을 앞두고 제수용품, 장바구니 물가를 좌우하는 생필품과 농산물 가격도 폭등세 대열에서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통화 물가 당국들은 최근 잇달아 각종 물가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1월 소비자 물가가 3년여만의 최고치인 3.9%가 올랐다고 하고 물가관리 목표대인 2.5%-3.5%대를 훨씬 넘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경제현상의 지표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네 서민들은 무섭게 뛰고 있는 물가고(物價苦)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전국주부교실 대구시지부가 실시한 설 차례용품 물가조사(3차례) 결과 지난해 대비 차례용품 물가가 배 가까이 뛰었다. 평균적인 물가도 작년 동기 대비 8~8.6% 올랐다.
당장 설을 앞두고 지갑을 열지 않으면 안 될 처지의 서민 생활이 걱정이다. 언론들이 전하는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차림 비용이 십 몇 만원이니, 20만원 안팎이니 하고 있지만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수치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깊은 한숨소리가 끊이질 않지만, 뾰족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의 가슴은 더욱 답답해진다.
지금의 고물가 불안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동향에 따라 더 깊어질 수도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저마다 물가안정대책에 백방으로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물가 불안 시기에는 소비자들이 그저 지혜롭게 대처하여 소비를 스스로 억제하는 것만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길일 것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설 명절도 비상한 마음으로 보다 검소하게 쇠고 넘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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