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마약사범 적발 사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대폭 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 마약 범죄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수사실무협의체가 열렸다.
기관 간 마약 범죄 수사 및 예방 활동에 대한 의견교환을 위해 열린 이 협의체는 이번에 참여 대상을 확대했다. 망국적 고질병으로 번지고 있는 마약 풍조를 차단하기 위한 비상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대구·경북지역 마약사범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154명으로 전년 동기 97명 대비 58.8% 증가했다. 지난해 대구·경북 마약사범은 총 1279명으로 2021년 1015명 대비 26%나 늘었다.
특히 마약사범 중 10~20대가 2021년 274명에서 지난해 400명으로 49% 늘어나는 등 청소년 마약사범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지역 아이들이 마약 오염에 급속히 노출되는 추세다.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올해 1∼2월 전국의 마약사범은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에 같은 기간보다 32%나 늘어난 2600명이었다. 압수한 마약류도 작년보다 57%나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마약사범은 사상 처음 2만 명대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10~20대 마약사범은 5년 만에 2.4배로 늘었고, 연령이 낮을수록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얼마 전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무료 시음회를 가장하여 학생들에게 마약이 든 음료를 나눠준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이 사건은 청소년에까지 마수를 뻗친 신종 보이스피싱의 매개물로 마약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라던 자랑은 순식간에 옛말이 됐다. SNS·텔레그램 등을 통한 주문, 비대면 배송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전국에서 마약이 유통되는 상황이다. 단돈 3만 원이면 어린이들도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마약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역량 강화를 위해 대검찰청의 마약 수사부서 복원을 지시했다. 대검찰청의 반부패·강력부를 재편해 마약·강력수사를 전담하는 ‘마약강력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 마약 수사 실무협의체는 ‘청소년 대상 마약 공급’, ‘인터넷 마약 유통’, ‘대규모 마약 밀수출·입’, ‘의료용 마약류 제조·유통’ 등을 중점 대상으로 수사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더 늦어지면 아주 늦는다.
온갖 역량을 다 동원하여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마약에 찌든 청소년들이 넘치는 나라’라니,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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