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게 아니라 실업(實業)아닌 허업(虛業), 정치만 해온 사람의 재산치고는 의아스러울 정도로 많아 사람들은 정회장의 냉소에 공감했다. 도대체 무엇으로 그토록 많은 재산을 이뤘던가. 정치를 하면 절로 돈이 굴러들어갔던가. 그 일과, 올해 총선후보들의 납세 실적을 보면서 정치란 가난한 자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뛰어들어 잘만 하면 나중에 큰 돈을 거머쥐는 직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18대 총선 후보 등록자 1119명 중 지난 5년 동안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이가 열 명에 한 명꼴로 100명이 넘었다. 연 평균 10만 원 미만 납세자도 20%에 가까웠다. 소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를 모두 합쳐서도 세금 한 푼 안 문 자가 서른 몇 명이라고 한다. 최근 5년간 아무런 돈벌이 활동을 하지 않았거나 탈세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후보자들이 이만큼이다. 최하위층 불우이웃들이다.
납세액과 재산 규모가 후보자격 기준일 수는 없다. 하지만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않을 정도인 극빈자가 국민 대표를 하겠다고 나선 걸 어떻게 봐야 하나. 가난하지만 윤리니 봉사니 하는 다른 측면에서는 일반 국민보다 월등히 존경받는 삶을 살았다? 모르긴 해도 이들이 당선되면 4년 후엔 분명 제법 많은 재산을 다음 선거에 임하여 신고할 거다. 그게 지금까지 보아온 의원들의 일반적 재산 변동사항의 표준이다. 우리는 아마 정 전 회장처럼 묻게 될지도 모른다. “저들이 그새 중소기업이라도 했나요?”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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