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여의도 제1당이 ‘중도-무당층’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취임 100일을 맞는 김 대표의 소회에 야당 비판을 넘어서는 자성(自省)의 의지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시스템 공천’이란 애매모호한 개념이 해법의 요체도 아니다.
김 대표가 인정하듯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무당층’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다. 민주당이 다수의 힘자랑으로 국회를 농단하고, 부정부패로 연일 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시점에서도 도무지 맥을 못 추는 집권 여당의 지지율은 도무지 설명이 안 된다. 이런 상태라면 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리라는 전망은 도출이 쉽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의 지지율이 가까스로 야당과 동률인 조사 결과도 없지 않지만, 대체로 턱없이 뒤처진 결과가 나온다. 조사 답변자의 성향 중 중도층은 대체로 35% 안팎이다. 내년 22대 총선의 표심을 가를 최대변수가 중도·무당층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예측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그렇다면 중도·무당층이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 가장 유심히 살피고 있는 지점은 어디일까. ‘공천개혁’이다. 제아무리 상대방에게 오물을 뒤집어씌우는 네거티브가 난무해도 유권자들은 대략 난잡한 ‘정치 공방’으로만 인식한다. 누가 보더라도 공정한 공천 절차가 시행되고, 여론에 부합하는 감동적인 인물들이 공천되느냐 마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시스템 공천’이니, ‘빅데이터’니 하는 수단들을 교묘한 사천(私薦)을 위한 편법적 도구로 악용하지 말기를 신신당부한다. 제아무리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포장을 해도 공천 과정과 결과에서 그 속내가 뻔히 드러나게 돼 있다. 긍정적 사고를 넘어 헛된 ‘정신승리’에 빠져서 오판해서는 안 된다. 바꿀 사람 바꾸고, 시대가 필요로 하는 유능한 사람들을 투입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개혁’을 뛰어넘어 ‘공천 혁명’의 길을 앞장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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