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수구다라니’ 최초 공개
  • 박형기기자
‘통일신라 수구다라니’ 최초 공개
  • 박형기기자
  • 승인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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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내년 1월까지
수구다라니·금동 경합 전시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도 선봬
범자 수구다라니.

경주박물관에 국내에서 제작한 통일신라 수구다라니가 최초로 공개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4일부터 내년 1월28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특별전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주 남산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통일신라기 금동제 경합(經盒)과 그 안에 들어있던 범자(梵字)와 한자(漢字) 수구다라니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새롭게 환경 개선한 특별전시관에서 세 점의 전시품만 소개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집중 조명하고 그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수구다라니는 ‘수구즉득다라니(隨求卽得陀羅尼)’라고도 하며, 다라니를 외우는 즉시 바라는 바를 모두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 당나라 때 보사유가 693년에 한역한 ‘불설수구즉득대자재다라니신주경(佛說隨求卽得大自在陀羅尼神呪經)’을 비롯한 여러 한역본 전하는데, 경전에는 다라니의 음을 써서 몸에 착용하고 다니면 그 영험이 전해져 효험을 볼 수 있다고 전한다. 몸에 지니기도 하고, 후대에는 불상의 복장에 넣거나 탑에 봉안하는 등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되고 유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19년에 조선총독부 입수 당시 수구다라니는 범자 다라니와 한자 다라니 두 개가 하나의 종이에 같이 배접된 직사각 형태(32.9×46.8cm)였다. 조사 결과 각각 수구다라니임을 재확인했고, 다시 보존처리를 거치면서 각각 분리, 복원해 범자 수구다라니(29.7×30.3cm)와 한자 수구다라니(29.5×30.9cm)는 원래 형태인 정사각 모양을 찾았다.

범자 수구다라니는 16개의 조각으로 분리된 것을 대략 배접한 상태로 원래의 모습이 아니었으며, 한자 수구다라니 역시 일부 조각이 잘못 배치돼 있는 것을 기초조사에서 확인했다. 두 다라니는 불교 고문헌 연구자의 번역 및 판독, 적외선 사진 촬영, 고화질 스캔 및 사진 촬영 등 수많은 조사 과정을 거쳐 원래의 모습을 찾았다. 두 다라니의 지질(紙質) 분석 결과 우리나라에서 만든 닥종이에 쓴 필사본 다라니로 확인됐다.

한편, 수구다라니가 들어있던 금동 경합은 조사 결과 구리에 금을 도금을 한 것으로, 윗면에 보상화무늬와 옆면 사방에 신장상이 새겨져 있고 여백에 어자(魚子)무늬가 있다. 경합은 통일신라 8~9세기에 제작된 다른 금동 합이나 사리기와 제작방식 및 기법 등이 유사해 통일신라기에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동 경합 안에 봉안된 다라니도 같은 시기에 제작했을 것이다. 두 개의 다라니는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가장 오래된 필사본 수구다라니임이 증명된 것이다.

수구다라니는 지난 2020년 경주 남산을 주제로 학술대회에서 처음 소개됐다. 이 다라니는 1919년(大正 8)에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입수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리했으며, 정확한 정보와 연구 자료 확보를 위해 과학적 조사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보존처리와 조사 연구를 시작했다.

2021년부터 보존처리를 거쳐 본격적인 기초조사와 각종 과학적 분석 및 복원 과정에서 밝혀진 결과는 특별전 개막에 맞춰 발간한 국립경주박물관 학술조사연구자료집 ‘통일신라 다라니’에 자세히 수록했다. 자료집에서는 일제강점기 구입 현황 및 다라니 복원 과정, 다라니 판독 및 조사, 다라니가 담긴 경합의 제작기법 등을 살펴 통일신라 수구다라니의 가치를 조망했다.

수구다라니에 대한 조사 성과는 자료집에서 공개하고, 특별전에서는 직접 통일신라 수구다라니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수구다라니 두 점과 금동 경합을 전시하고, 수구다라니를 기록한 경전과 수구다라니의 형식, 제작 방법 등에 대해 영상과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촉각 그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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