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는 국가간 분쟁 뿐만 아니라 가정불화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참외씨를 긁어내지 않고 쟁반에 담아온 새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면박을 당하는 일이다. “얘, 너희집에선 참외씨까지 먹니?” 시어머니의 사려깊지 못한 한마디가 새색씨의 자존심을 이렇게 긁어버리면 그 뒤에 일어날 일은 보나마나다. 갈등과 분쟁은 흔히 하찮은 일에서 싹튼다. 분쟁 촉발 요인은 참외씨라고 예외가 아니다.
참외는 진과(眞瓜)라고도 부른다. 그 효용성을 옛날부터 인정받았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실제로 그 껍질엔 암·노화·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이 듬뿍 들어있다. 과육보다 5배나 많다고 한다. 껍질만은 못해도 참외씨가 들어있는 하얀 부분에도 각종 영양분이 많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몸에 좋은 것은 다 버리고 가장 시원찮은 부분만 먹어온 꼴이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과채류시험장이 껍찔 째 먹는 참외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이달 하순께엔 생산되리라 하니 참외고장 성주의 성가가 또한번 높아지게 됐다. 씨없는 포도, 껍찔째 먹는 포도는 맛봤어도 껍찔째 먹는 참외는 처음이다. 바나나는 본래부터가 씨없는 열매는 아니었다고 한다.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결과 나온 산물이다. 요즘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농촌이 어수선하다. 한우라고 더 좋은 품종을 못만들어낼 리는 없는 것 아닌가. 정부 지원은 이런 곳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개량 참외가 가르쳐 주는 것 같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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