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휼
여섯 살 심장 위에 올려진
검은 돌
식물로 분류된 이후
아이는 한 번도 입을 연 적이 없다
힘껏 내달린 시간이 멈출 때, 그 길 끝에서 안개는 피어올랐다
여섯 살의 손과 스물세 살의 얼굴,
한 몸으로 죽은 듯이 누워 귀를 키웠다
출구 없는 침묵
희번덕 눈을 뒤집어 고요를 좇는 아이를 놓칠세라 어미는 잎사귀 같은 손을 붙잡고 시들어간다
병실 창밖의 구름을 이불로 삼고 잠든 오후
어미의 눈물이
식물을 키우고 있다
본명 김형미, 기독공보 신춘문예와 『열린시학』으로 등단
목포문학상 본상, 열린시학상 수상
시집 『그곳엔 두 개의 달이 있었다』
사진 시집 『말에서 멀어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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