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海 특산대게 씨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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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海 특산대게 씨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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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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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금지된 암컷대게 포획 크게 성행
수산자원보호령처벌법, 벌금이 고작
 
불법포획된 암컷대게를 포항에서 대구로 냉동 탑차를 이용해 운반하다 해경의 불심검문에 적발됐다. 포항해경은 그물망속에 들어있는 대게암컷을 압류조치한 후 포획선박 추적조사를 펴고 있다. 이 암컷대게는 해경에 의해 바다로 방류될 계획이다. /포항해경사진제공
 
 
 #암컷대게 불법포획 현지르포
 2일 새벽 5시 영덕 축산항 부두. 1t짜리 소형 통발어선이 어둠을 뚫고 속속 귀항하고 있다. 새벽이 열리면서 잠잠하던 부두가 소란스러워 진다. 통발어선들이 밤새워 잡은 가자미 등 활어를 대형 플래스틱통에 담아 위판장으로 옮기느라 부산해진다.
 부두 한 켠에서는 40대의 한 부녀자가 통발어선에서 그물뭉치를 잽싸게 리어카에 옮겨싣고는 어디론가 손살같이 내달린다. 그물속에는 대게 자원 보호를 위해 연중 포획이 금지된 암컷대게 수천마리가 들어있었다. 기자가 직접 목격한 불법포획한 대게암컷 수송현장이다. 대게암컷 불법포획은 첩보전을 방불케한다. 통발어선 선주는 저녁 무렵 30여 분을 운항해 동해안 연안 대게 서식지에 도착, 통발그물(해저 200~300m)을 내린다. 대게들이 그물속의 먹이를 먹으려고 무리지어 몰려든다. 그물속에 대게가 가득 채워질때쯤 선주는 그물을 끌어올린다.
 이때가 새벽 4시경. 통발어선은 귀항길에 오른다. 선주는 핸드폰으로 부인에게 `만선’을 알린다. 배가 부두에 도착할 무렵, 부인은 “이상한 사람(단속원)이 없다”고 전화로 남편에 알린다. 통발어선은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고, 이어 불법으로 잡은 대게암컷은 그물채 리어카에 담겨 손살같이 부두를 빠져나간다.
 암컷대게를 불법포획하다 포항해경에 잡힌 회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자원보호령을 무색케해 사실상 대게 씨를 말리는 상황이되고 있다.
 올들어 6월말현재 암컷대게 불법포획 건수는 72건에 5만1743마리로 해경은 집계했다. 불법어업 가담자도 91명에 이른다. 지난해는 한 햇 동안 43건에 2만541마리, 2006년엔 36건에 1만5562마리다. 해마다 대게 불법포획이 지능화되면서 건수와 대게 마리수가 두 배이상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적발된 수 일뿐, 검거되지 않은 대게를 합하면 불법포획량은 엄청날 것이라고 수협관계자들은 말한다.
 동해안 특산 대게잡이는 3가지 유형이다. 통발에 먹이를 달아 대게를 유인하는 통발잡이, 바다에 그물을 늘어뜨려 그물을 타고 오르는 대게를 잡는 자망어업, 그리고 저인망 그물로 바다밑을 싹쓸이하는 트롤포획 등이다.
 불법포획한 암컷대게 유통망 역시 극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다. 선주집의 대형 지하 수족관 등에 보관된 대게는 대도시 운반책에 의해 탑차 등으로 운반, 미리 전화로 주문을 받은 고객들에 비싼값에 팔린다. 대도시는 택배를 이용해 운송되기도 한다.
 대게잡이 포획금지기간은 6월부터 10월말까지다. 암컷대게 산란기인데다 대게 자원 증식을 위해 암컷은 연중 포획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암컷대게가 맛이 너무 좋아 주문이 쇄도하면서 불법포획이 이처럼 성행되고 있는 것이다.
 암컷대게 불법포획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은 벌금만 내면 풀려나는 완화된 처벌규정이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게 불법포획 처벌은 2005년 11월말 이전까지는 수산업법을 적용, 3년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이상에서 2000만원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등 엄하게 다스렸다.
 그러나 2005년 12월이후부터 수산자원보호령을 적용, 아예 인신구속 등을 없앴다. 벌금도 500만원 이하로 대폭 완화했다. 이같은 불법 대게잡이 처벌규정 완화는 한 어민이 암컷대게를 보관하다 적발, 구속된데 반발, 수산자원보호령에 따른 처벌을 주장, 상고하면서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벌금을 물리면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관련, 포항해경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머잖아 대게 자원이 사라질 것”이라며 “대게자원 보호를 위해서는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암컷대게잡이 근절대책을 촉구했다. /정종우기자 jjong@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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