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님은 먼곳에’로 `팬들 가까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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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 `님은 먼곳에’로 `팬들 가까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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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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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만 바라보던 시골뜨기
섹시 위문가수로 변신하다
 

 자신의 4번째 영화 출연작 `님은 먼곳에’를 내놓는 수애(27·사진)는 솔직히 인터뷰하기 편한 배우는 아니다.
 상황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에 가식적으로 `그렇다’고 말하며 적당히 기사 쓰기 쉬울 만한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20대 중반에 이제 전성기를 시작하려는 이 여배우는 대신 진실됨을 삶의 신조로 생각하는 듯 하다.
 `눈물 연기가 좋다’는 칭찬에 “잘 운다는 칭찬은 솔직히 제일 싫어하는 소리”라고 딱 잘라 말하다가도 촬영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면서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잠시 눈동자가 젖기도 했다. 방송용 카메라가 없는 인터뷰에서는 정말 드문 일이다.
 연기에 대해서는 “도전해보고 싶은 역은 너무 많은 데 자신이 없다”고 솔직함을 보이더니 스스로를 “노래도 못하는데다 몸치”라는 말도 한다.
 24일 영화의 개봉에 앞서 삼청동의 한 카페에 마주앉은 수애는 솔직함으로 무장한 매력적인 인터뷰 상대였다.
 Q.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데다 극중 심경 변화도 많다. 이준익 감독은 촬영에 들어갈 때 연기에 대해 어떤 점을 주문했었나.
 A. “대본을 보지 말고 현장에 와”라는 말이 첫 번째 말씀이었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순이의 생동감을 담고 싶어하셨다. 만들어 오는 연기는 원치 않는다는 뜻이다.
 대사를 외우지 않고 현장에 오니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더라. 처음에는 힘이 들었지만 캐릭터가 갖는 감정의 규모가 커졌다. 중반부터는 힘이 실려 대사가 없어도 캐릭터가 살아숨쉬더라.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Q. 해외 촬영기간이 길었던 데다 연기 분량이 많은 원톱이었으니 이준익 감독과는 정말 오랫동안 붙어있었겠다. 애증이 얽혔을 텐데 이쯤 되면 감독과 다시 보는 것도 지긋지긋 하겠다.
 A. 절대 아니다.(웃음) 오히려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넘칠 정도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순이이고 싶다. 그런 느낌이 있다. 영화가 개봉하는 게 싫다. 개봉하면 이 영화가 이제 나를 떠나게 되는 데 그게 싫다. 시사회 때에도 뭔지 모르게 계속 찝찝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런 생각 때문이다. 이제 순이를 나로부터 떠나보내야 하는데 그러기가 정말 싫다.
 솔직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이런 소리가 나왔다. 다른 영화(불꽃처럼 나비처럼)를 촬영 중인데 그쪽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소리를 한 것 같다.
 Q. 영화 속 노래 부르는 장면에 대해서는 어떤 점에 힘을 줬나.
 A. 감독님이 “노래는 수애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흉내 내거나 모창하는 식으로 부르지 말고 감정을 담아 부르라는 뜻이었다. “노래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도 했다. 나는 사실 노래를 잘 못한다. 노래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혼자서 씨름하고 있을 때 “꼭 그럴 필요 없다”며 해주신 말씀이다.
 내 또래와 마찬가지로 `님은 먼곳에’는 조관우씨 버전으로 알고 있었던 정도며 `수지Q’ 정도만 들어봤을 뿐 다른 노래들은 몰랐다.
 Q. 데뷔 초기 때 3인조 그룹을 준비하지 않았었나.
 A. 그런 말 들으면 부끄럽다. 친구들과 어울리던 자리에서 의기투합했고 그게 좋았을 뿐이다. 진정으로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끄럽고 미안한 소리다.
 Q. 영화에서 노래는 그냥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연기의 일부분이라서 특히 매력적이다. 공연 장면 중에서는 어떤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드나.
 A. 빗속에서 하는 공연 장면이 가장 좋다. 영화 속 장면도 좋지만 촬영할 때의 기분도 정말 좋았다. 한참 촬영에 진행된 뒤라 모두 호흡이 잘 맞을 때 찍었던 장면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다. 스태프들 사이의 호흡과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장면에 잘 묻어난 것 같다.
 Q. 순이가 써니가 되는 장면은 기존의 이미지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옮겨가는 배우 수애의 과정과도 닮은 듯하다.
 A. 맞다. 시어머니와 같이 살며 평범한 여자였던 순이는 수애와 비슷하다. `무슨 이런 여배우가 다 있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나서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며 그저 주어진 일 묵묵히 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순이가 써니로 가는 길은 내 안에 있던 변화와 맞물렸던 것 같다. 순이처럼 수애에게도 `님은 먼곳에’는 나를 찾는 과정인 셈이다.
 특히 무대 공포증이 있는 순이처럼 공연 장면은 내게도 큰 도전이었다. 나 역시 무대에 서면 얼굴이 빨개지는 스타일이었는데 얼마 전에는 `초콜릿’에 나가 노래를 하기도 했다.  Q. 출연진 중 한국에서 촬영된 분량에만 조미령씨가 나올 뿐 영화 속 유일한 여배우다. 태국 촬영이 불편하지는 않았나.
 A. 최고였다. 날 여자로 안보더라.(웃음) 여자보다는 그저 동료로 대해준 게 고마웠다. 여배우라는 선입견 없이 대해주니 같이 어울리기도 편했다. 날 씩씩한 남동생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특히 정진영 선배가 그랬다. 정 선배와는 서로 붙어서 연기하는 장면이 많아서 편한 관계가 많은 도움이 됐다.  Q. `눈물의 여왕’이라는 닉네임처럼 `님은 먼곳에’의 눈물연기도 화제다.
 A. 사실 `눈물의 여왕’이라는 말은 정말 싫어하는 소리다.(웃음) 출연 영화는 3편 뿐인데 왜 벌써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는지 모르겠다.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게 없어서 그런지 수애하면 눈물 혹은 단아함, 강인한 여성상 같은 것들을 생각하시는 것 같다.
 우는 연기도 여러 가지가 있고 이번 영화에서의 눈물도 여러 가지 중 하나다. 순이가 보여주는 사랑도 남녀 간의 사랑을 한차원 넘어서는 느낌이 있는 사랑이다.
 Q. 다른 연기에 대한 욕심도 많을 것 같다. 저우싱츠(周星馳)의 코미디를 좋아한다던데 코미디 연기는 해볼 생각 없나.
 A. 코미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잘 할 자신이 없다. 내게 안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다양한 역을 해보고 싶다. 악녀로 변신해보고 싶기도 하고 코미디 역시 해보고도 싶다. 하지만 내가 잘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 `나보다 잘할 수 있는 배우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 그 연기를 하면서도 괴로울 것 같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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