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자’ `낙선자’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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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자’ `낙선자’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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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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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하산 금지법 만들겠다던 한나라당의 배신
 
    (뉴스앤뉴스)

  어느 정권이나 논공행상은 있게 마련이다. 마음이 급한 선거판에서 무슨 약속인들 못하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 당선을 도운 공신들에게 진정으로 고마운 마음이 이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또 정권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대통령과 의기투합하는 자기 편 사람을 요소요소에 심어놓아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래서 이른바 `낙하산’이 등장하는 것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 문제이고 상식선이란 게 있을 것이다. 노무현 정권의 제 사람 챙기기 회전문 인사, 코드인사를 비난한 게 엊그제다. `낙하산 인사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펄펄 뛰던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그대로 소속해있다. 그런데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다. 미국 쇠고기 졸속 협상 때문에 떠난 민심이 돌아오기도 전에 이 무슨 망령인가 싶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서 `촛불’을 바라보고 `아침 이슬’을 들어놓고도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다.
 특히 시비가 되는 것은 지난 총선 낙천자와 낙선자들을 대거 등용하는 일이다. 낙천자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당에서 “국회의원 그만큼 했으면 많이 하셨으니 이제 그만 쉬시라”고 퇴역을 명한 사람들이다. 다시 자리를 챙겨줄 만큼 유능한 인재들이라면 애초에 공천을 주든지 했어야 했다. 당은 본인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그들을 낙천시키면서 개혁 공천, 물갈이, 쇄신 운운했다. 그렇다면 그건 국민을 상대로 사기쳤다는 말밖에 더 되겠는가.
 공천 탈락한 처지에 일부 낙천자가 불복하고 무소속 출마한 것도 당연히 보기 흉했다. 몸담았던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면 그럴만한 사유가 있을 터이니 일단 순응하는 게 조직원의 도리가 아니겠느냐 하는 의미에서다. 그러나 반발하고 나가서  민심 덕에 제발로 당선돼서 돌아오는 거야 어쩌겠는가. 한나라당은 지금은 친박연대다 뭐다 하면서 그런 사람도 다 복당시켰다. 애초부터 개혁공천은 말장난이었고 공염불이 되고 만 꼴이다. 허기야 개혁공천을 내세워 탈락시킨 박희태 씨를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이 힘을 모아 당 대표로 만들었으니 더 이상 할말이 뭐가 있겠는가.
 당이나 대통령이 낙천자를 배려하는 이유는 무언가. 결국 국회의원 공천은 다른 사람을 챙겨주었지만 반발하지 않고 선거를 도와주었으니 보상해주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역시 개혁공천과 물갈이 쇄신론은 대국민 사기극이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더군다나 낙선자는 국민에게 심판 받은 자들이다. 다른 사람 몰아내고 공천 받은 것 자체가 엄청난 시혜이거늘 그런데도 국민선택을 받지 못한채 낙선했으면 본인의 부덕, 부족 탓으로 돌리고 우선 근신하는 게 정도다. 그리고 한동안은 은둔한다고 할까, 국민의 시야에서 사라져야 도리다. 그런데 이런 자들에게 또 공기업 자리까지 챙겨주는 건 무슨 심사인가. 이 나라에는 그들 말고 그렇게도 사람이 없다는 말인가.
 행여 한동안 욕하다가 말겠지, 신문들도 한 두 번 떠들다 말겠지, 국민도 곧 잊어 먹겠지,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 않던가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묘혈 파는 짓이다. 국민들 머리 속에는 이 정권도 저 정권과 다를 게 없구나 하는 교육효과에 의한 부정적 인식이 심어질 것이고 그게 결국 독이 돼 돌아올 날이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 본선 과정에 이명박 후보를 도운 `언론특보’만 수십명이다. 이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려니 머리가 깨질 정도로 아플 것이다. 소규모 언론단체나 언론사에 특보출신들을 심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메이저 언론은 만만치 않다. YTN 사장에 방송특보 출신 구본홍 씨를 우격다짐으로 임명했지만 출·퇴근이 여의치 않다. 잠도 사무실에서, 식사도 사무실에서 해결하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꼭 외출해야하는 날에는 야밤이나 새벽을 이용한다. 꼴이 말이 아니다. KBS 사장에 또 다른 방송특보를 앉히기는 여의치 않다. `제2의 정연주`를 심기 위해 그 난리를 쳤느냐는 시선이 두렵기도 하다. 이밖에도 연합뉴스, 서울신문, 언론재단 이사장 등의 자리에 언론특보들이 침을 흘리고 있다.그러나 이들의 대부분은 `임기중’이다. 특히 연합뉴스는 불공정 보도나 편파보도와 거리가 멀다. 그런데 사장 교체설이 강력하다.
 촛불에 덴 손이 아직 아물지 않았을 것이다. 화상은 오래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른 촛불들이 준비되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제발 촛불들을 다시 불러 들이는 일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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