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와 한반도대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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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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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바다로, 바다를 한강으로 만들 경인운하
 
오 윤 환  (언론인)
 
 지난 9월 초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경인운하’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대운하’건설을 사실상 포기한 가운데 `운하’소리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킬 사람이 즐비한 상황에서 갑자기 `경인운하’문제를 공개리에 토론했다는 것 자체가 큰 뉴스였다. 게다가 경인운하 건설에 야당인 민주당마저 `찬성’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인운하가 한반도대운하로 직결될지 모른다고 의심하는 세력들의 개입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정부가 경인운하를 추진한 것은 노태우 정권 때 부터다. 한강과 서해를 최단 코스로 이으려면 경인운하가 유일한 방법이다. 한강에는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잠실과 행주대교 아래 두군데에 수중보를 설치했기 때문에 배가 드나드는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잠실 아래부터 서해안으로 배를 이용하려면 경인운하를 뚫어야 한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의 반대 때문에 건설계획을 포기해야 했다. 지금 자금횡령 혐의를 받고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을 하던 환경운동가가 거기에 앞장섰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토론회 결론은 정부가 재추진 방침을 밝힌대로 경인운하 사업을 하루바삐 재개해야한다는 것이다. 안경수 인천대 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굴포천 방수로 공사 진척 상황을 볼 때, 경인운하사업의 추진 여부로 논란을 벌일 시점은 이미 지났다”는 데 입을 모았다. 토론회에 참석한 수많은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반대자로 나선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경인운하는 한강과 서해 사이의 글포천만 연결하면 끝난다. 매년 수해가 나는 굴포천 정비공사도 이제 4Km만 남았다. 이것만 뚫으면 한강과 서해가 바로 연결되는 것이다. 한강이 바다가 되고 바다가 한강이 된다는 얘기다. 인천대학교 진형인 교수는 “경인운하는 대중국·연안 컨테이너, 여객관광, 대북물류, 한강 연계수송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송경섭 서울 한강사업기획단장은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경인운하와 연결될 때 서울은 서해 뱃길을 통해 동북아의 중심되는 항구도시로 재탄생할 것” 이라고 말했다. 허송세월로 보낸 지난 16년이 가슴을 치도록 아깝다.
 오규창 동부엔지니어링 전무는 “굴포천 방수로와 한강사이 4㎞만을 추가 굴착하면 한강~서해 최단거리 수상교통로를 확보하는 셈”이라며 “경인운하의 수상교통로가 완성되면 내륙교통난 완화, 물류비용 절감, 연안지역 도로체증·인천항 체선 완화, 신규고용 창출 등 부가적인 효과가 막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그러나 민주당과 환경단체들의 속셈은 다르다. 속으론 경인운하 건설의 당위성을 인정할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입을 닫고 있다. 경인운하 건설을 찬성하면 이명박 정부가 그 타당성을 한반도대운하에 연계시켜 대운하 사업으로 끌고갈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한강에서 배를 타고 한강 운하를 따라, 굴포천을 거쳐 중국으로 바로 갈수 있다면, 한강 잠실이나 용산 반포 여의도에서 여객선 편으로 서해와 남해 동해를 유람하거나, 전세계 크루즈를 할수 있다면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변할까 두려워하는지 모른다.
 뿐만 아니라 한강 운하를 따라 물류가 싼값으로, 대량으로, 교통체증에 시달리지 않고 않고 서울 이외의 지역으로 실려 오가는 모습을 국민들이 박수칠까 조마조마할지도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여의도에서 중국으로 가는 고가의 수출품이 쾌속선에 실려가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환경운동가들의 배가 얼마나 아플까? 한반도대운하는 환경운동가와 입 가벼운 대학교수들, 그리고 불교계의 반대로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는 양상이다. 경북과 경남, 부산과 울산 등 영남 4개 단체가 아무리 아우성쳐도 당장 손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그렇게 만들었다. 또 “대운하를 만들면 사찰들이 수장된다”고 해온 일부 승려들도 문제다. 그러나 경인운하가 시험대다. 경인운하 건설을 서둘러 `운하’란 바로 이런 것이다고 보여주면 국민여론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한강같은 하늘이 준 자원도 제대로 이용 못하는 국민들을 후손들은 비웃을 것이다. 대운하에 대해서도 같은 평가가 내려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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