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집 `더 라스트(The Last)’를 발매한 더 원(본명 정순원·34·사진)은 목에 파스를 붙이고 나타났다. 5년째 무에타이(태국 전통 무술)를 배우며 아마추어 경기에도 나가 요즘은 몸에 파스 몇 장은 필수다. 싸움을 잘하려고 운동을 시작한 건 물론 아니다.
최근 인터뷰를 한 더 원은 “운동은 스스로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채찍이며, 노래는 내게 줄 수 있는 처방전”이라며 “답답하거나 시련을 겪을 때마다 하늘에 대고 소리를 지르다보면 해탈이 된다. 내 음악은 이렇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얼굴과 이름보다 노래로 더 유명하다. 드라마 `궁’의 `두가지 말’, 드라마`장미빛 인생’의 `가시’,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의 `사랑아’가 그의 목소리였다.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소녀시대의 태연 등 스타들의 보컬 선생으로 이름을 날렸다.
`국내 최고의 보컬’, `소름돋는 음색’이라는 극찬이 늘 뒤따랐다.
2004년 2집 이후 4년 만에 새 음반을 낸 그는 각종 드라마 O.S.T에 참여한 것 외에도 엔터테인먼트 업체 대표가 돼 SIC라는 댄스 가수를 만들었다. 보컬 레슨을 하며 한달에 3천만원 씩 수입이 생긴 적도 있지만 SIC를 만들며 4억여 원의 채무가 생겼다. 후회는 없단다.
음반제작의 `쓴 맛’ 외에도 그의 인생에는 잔잔한 굴곡이 끊이지 않았다.
고교시절 경험을 쌓겠다며 스쿨밴드에서 메탈 음악을 했다. 졸업 후 자동차공학도의 꿈을 키우기 위해 유학을 가려 했으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무산됐다. 노래 연습을 시작했고 1997년 혼성 댄스그룹 스페이스A의 원년 멤버로 발탁됐다. “적성에 안 맞아서 1집 활동을 하던 중 탈퇴해 혼자 음악을 했어요. 첫번째 부른 O.S.T인 드라마 ’햇빛속으로`의 ’약속`이 좋은 반응을 얻었죠. 소속사가 없는 상황이어서 활동은 못했어요. 2002년 솔로 1집 ’마지막 선물`을 냈는데 매니지먼트 문제로 유야무야 됐고요.”
이러한 과정 속에서 무대에 서고 싶은 욕심은 커져만 갔다. 3집 재킷 속지에 `다시 한번 소리 낼 수 있는 그날을..모든 이들에 허락을 기다립니다’라는 글을 써 넣은 것도 그 때문이다.
타이틀곡 `죽도록’은 방송 활동없이 이미 음악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마치 `사랑아 2’처럼 이별의 처절한 슬픔이 담긴 노래는 허스키하면서도 풍성한 더 원의 음색에 딱이다.
“사실 지난해 부른 `사랑아’는 너무 슬퍼서 안 부르려 했어요. 결혼을 마음 먹은 여자와 헤어진 다음에 이 노래를 받았는데, 제 얘기 같았죠. 가장 진이 빠진 상태에서 욕심을 안 부리고 노래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어요.”
새 음반은 지난 사랑에 대한 슬픔을 마지막으로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이별의 아픔을 삭히는 곡 `만나지 말자’, 다른 사람에게 떠난 여인을 그리워하는 `내 여자랍니다’ 등에 슬픈 정서를 담았지만, 이제 `비코즈 오브 유(Because of You)’, `그대 하나만’, `마이 러브(My Love)’ 같은 행복한 사랑 노래도 부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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