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화해 무드…2년간 파업 발생 안해
한때 노사갈등이 극심했던 구미공단이 최근들어 노사분규에 따른 파업이 사라져 산업평화 시대를 맞고 있다.
구미공단의 경우 지난 2006년 9월 한국합섬과 자회사인 HK의 노조 파업과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끝난 뒤 2년여 동안 노사분규와 관련해 파업이 일어나지 않았다.
구미는 2005~2006년만 해도 회사 매각이나 정리해고 등으로 직장을 잃게 된 근로자들이 거리로 나서면서 노사가 첨예하게 대치하던 지역이었다.
코오롱 구미공장 노조는 회사측이 정리해고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어겼다며 2005년 2월부터 1년여간 줄기차게 공장과 본사, 구미시청 앞 등지에서 천막농성이나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서울에 있는 코오롱 이웅렬 회장 자택이나 구미공장 내 송전용 철탑 등에서 농성을 벌여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오리온전기도 경영난으로 외국계 펀드회사에 매각된지 6개월 만에 법인이 해산되면서 2005년 11월부터 직원들이 거리에서 집회를 벌였고, 한국합섬과 HK 역시 2006년 3월부터 경영난에 따른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노사간 마찰로 6개월간 파업에 이은 가동 중단 사태가 진행됐다.
그러나 2년여의 시간이 흐른 현재 코오롱은 새로운 노조가 설립되면서 노사간 갈등이 일단락됐고, 오리온전기는 공중분해돼 모습을 찾을 수 없으며, 한국합섬과 HK는 법원의 파산 선고로 갈 길을 잃은 상태다.
기업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자연스럽게 노조도 해체돼 파업이 잦아드는 형국을 띠고 있다.
파업이 사라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기업들이 문을 닫고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는 과정을 거쳐 구미공단의 산업평화가 찾아온 셈이어서 무작정 반길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구미공단 근로자 수는 2005년 10월 8만756명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 올해 8월 말 현재 7만3010명에 머물고 있다.
강성으로 분류됐던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 소속 노조원도 1997년 출범할 당시만 해도 1만2000명에 달했으나 금강화섬을 비롯해 오리온전기, 한국합섬 등이 문을 닫으면서 10여년 사이 4500여명으로 줄었다.
현재는 코오롱 정리해고자 일부가 매일 구미시청 앞에서 선전전을 펼치고 있으나 총파업은 구미에서 2년여간 벌어지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노·사·정 및 시민 모두가 화합된 모습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 산업평화 도시건설을 앞당기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손진천기자 sgc@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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