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熱),불나는 올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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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熱),불나는 올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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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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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박사/조옥근
 
 아마도 올 여름 우리나라의 날씨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변화무쌍 바로 그것 이었다. 이 정도라면 금메달이 서넛은 더 나올 것 같다. 강우량은 지난 73년이후 장마 기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마 기간이 예년에 비해 반달 이상이 길었던데 원인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뒤따라 왔던 두 개의 태풍이 일등 공신 역할을 했을 것이다. 장마가 그치자마자 기온이 갑자기 36~37도로 급상승하면서 열흘넘게 폭염이 전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말복도 약효가 없게 됐다.
 동해안은 밤기온마저 27도를 오르내리는 열대야까지 내습하고 있다. 이같은 유별난 가마솥 더위를 견디다못해 시민들은 앞다퉈 피서지를 찾아 나선다. 이바람에 포항 형산강 둔치나 동해안 해변은 밤에도 피서객들로 북새통이다. 아예 가족 모두가 돗자리와 침구를 갖고 해변에 나와 잠을 자는 모습이 눈에 보이기도 한다. 열대야를 잊으려고 필사의 도망자가 되어 보지만,더위를 쉽게 물리치지 못하고 있다.
 요 며칠 사이에 낮에는 일사병, 열사병으로, 또 물에 빠져 익사한 사람들이 백 명이 넘는다는 보도다. 해수욕장마다 발 들여 놓을 틈이 없고, 시간이 갈수록 기록을 갱신하는 모양이다. 엊그제는 부산 해운대에 110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니. 이 무더위 속에 변압기까지 타는 바람에 어둠속에서 선풍기도 없이 하루 저녁을 꼬박 지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철도역에서는 철로가 엿가락처럼 늘어져 전복의 위험이 있다고 선로에 냉수를 뿌리는 촌극도 보인다. 무더위와 폭우는 우리만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도 40도가 넘는 곳이 속출해 수 백 명의 인명 피해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는 지구의 온난화와 점점 도시화 되어가는 결과이리라. 아열대기온이 빨라지는 현상 같아 보인다.
 더위에 지친 우리들을 더더욱 열, 불나게 하는 것은 열사의 나라 중동 화약고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해묵은 종교분쟁이 다시 가열되어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 우리 같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는 그 여파로 국민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한 경제에도 심대한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1973년 초 불과 1배럴에 3달러였던 국제유가가 1년 만에 12달러, 약 4배로 치솟아 석유 수입국들에게 `석유공황’이라고 할 만큼 심각한 사태가 초래됐으며 세계경제 전체의 경제 성장률이 크게 떨어져 75년에는 서방 선진국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었던 악몽이 행여나 우리나라에 재연 되지 않을까. 그때 상황을 회상하며 전전긍긍 하고 있다.
 석유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이니까 그것은 그렇다 치고, 해마다 쌀과 비료 등 수 천 수 백억원 어치의 지원을 받고도 남의 공해상에 쏘아올린 미사일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 우리정부에게 “현대 금강산 관광사업과 남북 경협으로 세운 개성공단 사업도 재고해야 되겠다”고 하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요, 일본, 미국에 뺨 맞고 우리 쪽으로 눈 흘기는 형편이니 무엇주고 뺨 맞는 격이 되었다. 어찌 이 염천(炎天)에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열, 불이 안 나고 배길 소냐.
 그것 뿐만은 아니다. 포항 사람에게는 동해안 관문인 이곳 포항을 경유해 동해안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여름철이면 몰려드는 피서인파로 그렇지 않아도 정체가 심각한데도 민총이까지 가세해 1만여 명이 경찰과 대치, 포항시가지 교통을 마비시키고 있으니 시민들은 이 여름 열, 불이 나지 않겠는가.
 막히면 뚫어야 한다. 길이 막힐 때 서로 먼저 가려고 다투면 더 막히는 법이다. 교통이란 문자 그대로 서로 사귀어 가며 서로 통한다는 말이다. 서로 비켜서야한다. 그래야 통하는 법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홍수피해, `욕류지원자(欲流之遠者)는 필준기천원(必俊其泉源)’이라 했다. 멀리 흐르기를 원하고 더 이상 막히지 않게 하려면 반드시 그 원천을 준설해야 하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야 한다. 포항시들도 참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도시 이미지까지 집단시위 장소로 훼손시키는 민노총의 남의 동네 원정 데모를 포항시민들은 더이상 좌시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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