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사건 가운데 가장 죄질이 나쁜 범죄는 방화다.타오르는 불길에 환희를 느끼는 정신이상자이거나 일부러 불을 지르는 불만계층의 소행이다. 연전 대구에서 일어난 연쇄 차량방화 사건의 범인이 결국 붙잡히긴 했지만 그 손해가 얼마였던가. 온국민을 안타깝게 했던 것은 숭례문 방화사건이었다.
겉잡기 힘든 것은 산불이다. 수년전 낙산사 화재사건에서 보았듯 태우지 못하는 건 없다. 목재건축물은 말할 것도 없고 범종조차도 촛농처럼 녹아내리게 만든다. 때문에 산불은 가장 경계하는 재난가운데 하나이지만 산불이 일어나지 않고 넘어가는 해는 없다.
최근들어 경주에 산불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10월하순부터 열흘남짓한 사이에 3군데서 산불이 났다. 경주시 관계자는 방화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나 보다. 민간인 출입이 어려운 곳인데다 불난 지점이 서로 가깝다는 데 의심을 품는 모양이다.
화재진압장비 상인이 연쇄방화를 하더니 이번엔 또 누구의 짓일까? 가을 가뭄에 이어 겨울 가뭄이 계속될 판이다. 일부러 불을 질러본들 무슨 이득이 있을건가.양식에 호소할 수 밖에 없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큰 산불이 일어나 며칠째 큰 소동이라는 소식이다. 150만달러짜리 주택을 비롯한 600여채가 불타고 주민 2만여만명이 대피할 정도여서 슈워제너거 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한다. 때마침 한반도 기온이 뚝 떨어져 초겨울 날씨로 들어서고 있다. 추위와 찬바람 속에 더욱 산불에 민감해져야 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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