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내리는데도 올린 요금은 왜 그대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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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내리는데도 올린 요금은 왜 그대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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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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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국민들의 생활고를 부채질하던 국제유가가 이젠 내리막길로 치달리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만하더라도 40달러 선 붕괴가 코앞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40.11달러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렇게 기름값이 싸본 일이 없다. 기름값은 모든 물가 동향의 기준 잣대와 다름없다. 요즘처럼 살기 어려운 때에 기름값마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은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섬뜩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납득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항공사, 대중목욕탕, 시외버스 업계가 한번 오른 요금을 고수하고 있는 일이다. 국제유가가 올랐다고 요금을 올려놓고는 기름값이 내렸는데도 아예 눈감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항공요금만 하더라도 항공사들은 두 차례나 올렸다. 9~10월에는 1만7600원, 11~12월엔 1만2100원을 추가했다. 항공료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만 기다리는 것인지 기름값이 내려도 꼼짝도 않고 있다.
 주유소 기름값도 내렸다하나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포항지역의 ℓ당 평균가격은 휘발유, 경유가 1300원대다. 기름값 파동이 시작된 무렵 ℓ당 1200원대보다도 강세다. LPG값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어디 기름값, LPG값뿐인가.
 업자들은 입만 열면 “손님은 왕”이라고 떠벌린다.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이 입에 발린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그렇다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기름값을 빌미로 올린 요금을 그대로 받고 있는 것보다 더 좋은 증거가 어디 있을까 싶을 지경이다. 세상에 이런 대접을 받는 `왕’이 어디에 있을까. 차라리 “손님은 봉”이라고 한다면 솔직성이라도 돋보일 듯싶다. 손님이 나타나면 속으로는 “저기 봉이 온다”고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 아닌가.
 괘씸하기는 행정당국도 마찬가지다. 아니 더 하면 더 했지 덜 할 것도 없다. 행정당국 또한 입만 열면 “위민(爲民)행정” “대민(對民)봉사”를 내세운다. 말대로 했는가. 업체들이 손님을 `바가지 씌울 봉’으로 여기듯, 행정당국은 주민을 `세금이나 내는 봉’으로 보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당국은 물가 동향을 훤히 꿰고 있을 것이다. 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짐짓 고개를 돌리고 있다. 모르는 체 할 일이 따로 있지 공무원의 기본 임무를 잊고 있는 꼴이다. 하루도 어기지 않고 월급을 받아서 인가. 이젠 팔짱을 풀고 제대로 일하는 공무원이 되기 바란다. 물가지도는 `때’가 되면 한두 차례 하는 둥 마는 둥 넘어가면 되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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