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29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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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29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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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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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데타(coup d'Etat)는 `동일 체제 안에서 최고 지배자를 거꾸러뜨리고 자신들이 지배자가 되기 위해 무력으로 정변을 일으키는 일’로 정의된다. 체제 안에서 권력 이동을 일으키는 배신 또는 하극상인 것이다. 민중이 주체이거나 민중의 지지를 받는 체제 밖의 세력이 비록 비합법적이지만 체제변혁을 목적으로 일으키는 혁명과는 엄격히 구별돼야 할 개념이다.
 프랑스어 `쿠데타’가 세계 공통의 용어가 된 데에는 연유가 있다. 그 전형적인 예가 1799년 11월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통령정치(統領政治)를 폐지하기 위해 의회에 대해 감행한 무력 쿠데타였던 것이다. 또 나폴레옹 3세는 1851년  12월 의회를 무력으로 해산하고 대통령 임기를 10년으로 연장한 다음, 이듬해 황제가 되었다. 여기서 프랑스가 근대 세계 정치사에서 쿠데타의 본산지쯤으로 되어 프랑스어 `쿠데타’가 세계 공용어가 된 것이다.
 세계사에서 이른바 `성공한 쿠데타’들을 가만 되짚어 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언뜻 보기에 성공한 것 같지만 긴 호흡으로 보았을 때 그 성공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로 귀결되었다는 점이다. 쿠데타와 집권으로 화려한 한때를 보낸 나폴레옹 1세도, 3세도 모두 말년까지 화려한 권좌에서 편안한 최후를 맞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세계 역사는 생생히 전하고 있다.
 쿠데타의 본고장에서 그 성공이 영원하지 못해서일까. 한동안 잘 나가던 5?16세력도 결국은 피를 흘리는 것으로 마감했고, 12?12쿠데타로  영원히 떵떵거릴 것 같던 1980년의 신군부 독재도 기껏 13년여 만에  심판을 받았다. 사람들은 한동안 그들을 성공한 쿠데타의 주역으로 알았지만, 역사는 영원토록 가만 놔두지를 않았던 거다. 어쩌면 처음부터 성공이란 있을 수 없도록 저주를 받은 것이 쿠데타인지 모른다. 그런 뜬금없는 생각을 오늘 12·12쿠데타 29주년을 맞으며 가져보게 되는 것이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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