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박광정,폐암으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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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박광정,폐암으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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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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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46세 짧은 생 마감… 고인 애도 물결
 
투병중에도 배우·연출가로 뜨거운 연기활동 펼쳐
 
 배우 박광정 씨가 15일 오후 9시40분께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46세.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인 박씨는 1992년 영화 `명자, 아끼꼬, 쏘냐’에 출연하고 같은 해 연극 `마술가게’를 연출하면서 배우 겸 연출가로 데뷔, 영화와 드라마,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가 출연한 영화로는 `뜨거운 것이 좋아’, `작은 연못’, `오로라 공주’, `물고기자리’, `자귀모’, `넘버3’, `박대박’, `아이언팜’, `진짜 사나이’ 등이 있으며, `사랑을 그대 품안에’, `아일랜드’, `단팥빵’, `하얀거탑’, `뉴하트’, `대박인생’, `사랑한다 말해줘’ 등 텔레비전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로 조연을 맡아 개성 넘치는 감초 역할을 했던 그는 작년 개봉한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에서는 주연을 맡았으며, 이 작품으로 작년 제1회 모나코 국제이머징탤런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연극 연출가로도 활발히 활동해 온 그는 2001년 극단 파크를 설립, `개그맨과 수상’, `청혼 그리고 결혼피로연’, `여성반란’, `매직타임’, `진짜, 하운드 경위’, `죽도록 죽도록’ 등의 연극을 선보였다.
 올해 초 폐암 판정을 받은 후에도 MBC 드라마 `누구세요’에 출연하며 연기 투혼을 불살랐고, `부드러운 매장’, `서울 노트’ 등의 연출을 맡으면서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연극인인 부인 최선영 씨와 2남이 있다. 발인은 17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 성남. ☎02-2072-2091.
 


 
지인들, 빈소 찾아 조문… 비통한`연예계’
 
 배우 박광정을 폐암으로 떠나보낸 연예계는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바란다”며 죽음을 애도했다.
 연극,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했던 고인은 연예계에 두루 자취를 남겨놓았다. 특히 어떤 작품을 하건 늘 연극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연기론과 작품론을 펼쳐오던 그의 모습은 연예계 많은 동료, 선후배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비롯해 많은 작품에서 고인과 짝을 이뤄 감초 연기를 펼쳐왔던 단짝 배우 권해효는 전화통화에서 “20년간 옆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어색하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그는 “늘 있는 듯 없는 듯 함께 지내왔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거기(하늘)가서 먹고 싶은 술 많이 먹고 아프지 말고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올 초 막을 내린 MBC TV `뉴하트’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췄던 배우 조재현은 “연극을 하면서도 친하게 지냈지만 특히 올 초 `뉴하트’를 함께 촬영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장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 같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는데 광정이 형은 항상 연극 얘기를 했다. 연극에 대한 열정이 엄청났던 사람”이라며 “그 시간이 굉장히 즐겁고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든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조재현은 “그 당시에도 뒷덜미를 자꾸 만지면서 `뒷목이 뻣뻣하다’는 말을 많이해 병원에 가보라고 했더니 `무서워서 못가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미 암이 머리까지 번진 상태였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박광정이 2001년 극단 `파크’를 열며 연극에 대한 열정을 더욱 키워나갔던것도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극단을 운영해나가면서 책임감과 중압감이 엄청났을 거예요. 공연을 하면 할수록 적자인데, 대표가 유명 배우라는 이유로 연극계로 지원되는 지원금도 받지 못해 빚을 내가며 힘들게 경영했습니다. 그래도 그 형은 연극이 좋아서 늘 연극 얘기만 했습니다.”
 고인이 출연한 마지막 영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의 제작사 씨네라인 측은 “투병 중일 때 우리 회사 차기작에 출연해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고사했다. 남들이 아픈 사람이라며 걱정해주는데 그런 시선 때문에 오히려 영화 출연을 못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에서는 오랫동안 조연만 하다가 ’아내의…`에서 처음 주연도 하고 국제이머징탤런트영화제에서는 남우주연상도 타서 정말 좋아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제작사에 따르면 박광정은 지난해 `아내의…’의 일본 프로모션 당시 담이 심하게 와서 괴로워했고 그때 몸에 이상이 있음을 감지했다. 폐에서 시작된 암은 척추와뇌까지 전이됐으며, 올 초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수술할 단계가 지나 방사선 치료만 가능하단 통보를 받았다는 것.
 고인은 암 투병 전까지 조재현과 함께 `연극열전’을 준비했고, 영화사 싸이더스에서 오랫동안 감독 데뷔를 준비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대학병원에 차려진 빈소에는 오달수, 최민용, 윤제문 등 많은 연극인이 밤을 지새며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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