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람들의 성격이 급한 편이어서 단기(短氣)라고 한다지만 한국인의 기질 또한 이보다 더하지 않은가 싶다.그러고 보니 한국어 `빨리빨리’가 외국 유명 사전의 표제어로 올랐다는 기사를 본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다.나 스스로 헷갈리고 있으니 남보고 믿으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하나 한국인의 조급성은 이제 국제 사회의 상식이 되어버린 것 같다.
옛날부터 게으름을 경계하는 말들은 많다. 구약성서 전도서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게으른즉 서까래가 내려앉고 손을 놓은즉 집이 새느니라.” B.프랭클린의 `부자가 되는 길’엔 이런 대목도 나온다. “나태는 걸음이 어찌나 느린지 가난이 금방 따라 붙는다.” 우리 속담엔 `게으른 선비 책장 넘기듯’이라거나 `곰 가재 뒤지듯’이란 표현도 있다.
`빨리빨리 DNA’가 대물림하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표현이 전해 내려오는 것을 보면 우리 기질에도 나무늘보 같은 구석이 있기는 한가 보다. 그 증거의 하나가 보도됐다. 2.7㎞ 짜리 경주 칠평로 확장공사가 9년이 넘도록 그 타령이라는 소식이다. 그동안 1.66㎞는 겨우겨우 넓혀놓긴 했는데 나머지 1.04㎞는 어느 세월에 확장될지 알 사람이 없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공사 속도를 보면 10년 넘기기는 손바닥 뒤집기보다도 쉬울성 싶다. 하기야 7번국도는 달팽이 이동 속도에 비교된 판이니 뉴스랄 것도 없겠지만 이곳 또한 `빨리빨리 DNA’ 예외지대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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