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전직 대통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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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전직 대통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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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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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윤환/언론인
 
 미국 전·현직 대통령 4명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취임을 앞두고 지난 7일 백악관에 모여 오바마 당선자의 성공을 기원했다. 초청자는 현직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였고 모임은 오바마 당선자가 제안했다. 참석자는 지미 카터,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자 다섯 사람이다.
  전·현직 대통령 4명은 기념촬영을 하며 “우리 모두는 당신(오바마)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민주당 공화당을 넘어 모두 이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이곳(백악관)에서 일한 우리는 대통령 자리가 개인을 뛰어 넘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전폭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엄청난 모임을 만들어 준 부시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이 자리가 가진 중압감과 가능성을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참 보기 좋은 모습이다.
  참석자 중 부시 전 대통령은 부시 현 대통령의 부친이고 함께 공화당 출신이며, 카터와 클린턴은 민주당 출신으로 오바마 당선자와 소속이 같다. 후임 대통령의 취임을 앞에 두고 정파와 정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것이 미국의 힘이고 미국의 실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미국 못지않게 전직 대통령들이 생존해 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불구’ 상태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에 의한 집권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은 IMF 위기를 자초한 무능한 대통령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친북-좌파에 부패정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졸의 마약과 혼음 같은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같은 사람과 어깨동무하고 놀아난 이미지만 남아 있다. “대통령직 못해먹겠다”고 몽니 부리는 모습 또한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실패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에 놀라 대책을 세운답시고 전직 대통령들을 2006년 청와대에 초청했던 게 가장 최근의 일이다. 그 자리에서도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강경조치를 주문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친북적 태도를 보여 전직 대통령이 국론 분열을 확인해주는 결과만 낳았다. 더 웃기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북핵 실험은 대북 퍼주기의 원조 김대중 정권 때문이라고 맹공을 퍼부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무말 못하고 모임이 끝나자 노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로 위로하고 `훈수’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당초 전직 대통령들을 한자리에 초청하지 말았어야 했다.
  전직 가운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금도 말이 많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현실정치에 머리를 들이밀지 못해 안달이다. 차남인 김홍업 씨가 고향인 전남 무안-신안에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시키기 위해 사방에 압력을 가했는가 하면, 휠체어에 탄 부인 이희호 여사를 선거구에 내려보내 눈물로 호소하고 돌아다니게 만든 것이 2년 전이다. 지난 4월 총선에는 아예 본인이 전남 각지를 순회하며 아들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차남은 낙선했다. 전라도가 그를 버린 것이다.
  이 정도는 약과다. 이명박 정부가 대북 햇볕정책 대신 상호주의노선을 걷자 “민주당 민노당 시민단체가 단일전선으로 싸워야 한다”고 선동하기까지 했다. 광우병 촛불난동을 “새로운 민주주의”라고 찬양했다. 그러니 전직들로부터 `왕따’당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 동조한 그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북한에서 살아야 할 사람”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표현이 과격하긴 해도 스스로 자초한 비난일 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전직의 절도를 지키는 데 실패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는 이유로 아들 현철 씨의 한나라당 공천을 강요하는가 하면, 측근인 박종웅 전 의원 같은 인물을 공직에  끼어넣기 위해 안간힘이다. 그의 등살에 한나라당은 현철 씨를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임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전·현직대통령들의 모임은 오바마 당선자에게 축복이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전임 대통령들로부터 축복을 받지 못하고 협력조차 얻지 못하는 것은 나라의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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