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공고서 6세기 신라시대 와당 출토
진흥왕 5년(544)에 신라 최초로 창건된 불교사찰 흥륜사(興輪寺)는 그 정확한 위치를 둘러싼 논란이 있긴 하지만 경주시 사정동에 위치한 현재의 경주공고 일대라는 의견이 가장 많다.
이 자리가 바로 그 흥륜사가 있던 곳인지는 최종 확인되진 않았으나, 그럴 가능성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발굴성과가 나왔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경주공고가 교내 배수시설을 설치하려던 곳에 대한 수습 발굴조사를 통해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대형 건물터가 있던 곳임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비록 정식 발굴조사가 아니라 배수시설 공사를 위해 땅을 헤집어 놓은 상태에서 긴급 조사를 벌인 데 불과하지만 진흥왕 재위 시대(540-576년)인 6세기 중·후반 무렵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시대 와당을 몇 점 발견했다.
이 와당들은 연꽃 문양을 새긴 연화문 수막새(연꽃무늬가 새겨진 기와)로 신라시대 기와로는 고식(古式)에 속하는 것이다.
또 배수 시설 설치 부지에서는 건물터의 기둥 하부 구조인 적심 7개소와 건물을 지으려고 지면에 흙이나 돌을 쌓고 다져서 단단하게 만들어 놓은 기단, 석렬(돌 띠), 기와를 깔아놓은 배수로 등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발견됐다.
박물관측은 1950년대에 지어진 이 학교 운동장에 대형 초석이 놓여 있고, 이번에 지름 1.3m의 대규모 적심까지 발견됨에 따라 통일 신라 시대 이 곳에 큰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런 성과는 경주공고 부지에는 신라시대 및 통일신라시대에 대형건물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출토유물로 볼 때 유적 중심 시기는 통일신라시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식 수막새는 흥륜사터를 논할 때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김성웅기자 ksw@hidomin.com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