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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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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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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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에 된서리가 내릴지도 모르게 생겼다. 정부의 개혁 압박은 이미 오래전 시작돼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당장 코앞에 닥친 현안은 검찰 수사와 서울지방 국세청의 세무조사다. 검찰 수사는 농협중앙회 노조의 공금 횡령 혐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도 으스스한 일인데 농식품부 또한 농협감사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구원해줄 손길이 나설 것 같지도 않다.
 농협에 수사, 조사, 감사가 한꺼번에 몰아닥치는 데는 필시 그럴만한 까닭이 있어서 일 것이다. 그 결과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필경은 모든 국민이 혀를 찰 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짐작된다. 그 동안의 행태가 방만 경영, 부실 경영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중론이지 않았던가. 역대 중앙회장이 줄줄이 명예스럽지 않게 물러난 사실을 근거삼아 미뤄 봐도 알만한 일이다.
 중병을 앓고 있는 농협의 실상은 경북지역에서도 드러난다. 안동에 있는 남안동 농협이 그 일례다. 남안 동농협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구입했는가 하면 조합장의 보수를 10%나 올렸다. 골프장 회원권이 어디 한 두 푼짜리인가. 이것을 사서 납품업체 골프접대에 썼다해서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게다가 연간 총 수령액이 1억 원이 넘는 조합장에게 보수 10% 인상은 또 뭔가. 다른 지역 농협조합장과 비교하면 “부끄러운 수준이어서 올렸다”면서도 “인상했어도 적은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의 강변이다. 자다말고 봉창 뜯는 소리를 듣는 것만 같다. 시대의 흐름에 이렇게 둔감할 수도 있구나 싶기도 하다.
 포항농협도 말썽이다. 부실 경영에 정실인사 의혹까지 받고 있다. 포항농협은 2002년 자산이 3200억 원대이던 때 당기순이익 32억 원을 냈다. 그러나 자산이 6020억 원대로 갑절 가까이 늘어난 지난해엔 약 22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이 가운데엔 부동산을 팔고 받은 10억 원이 들어있다고 보도됐다. 한마디로 자산은 갑절 가까이 늘었는데도 당기순이익은 1/3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조직을 와해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해명 또한 석연치 않기는 다를 게 없다.
 농협측은 이같은 사태에 직원들의 사기 위축과 영농지원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 그들 말마따나 악재가 겹치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문제는 이는 스스로 불러들인 업보라는 것이다. 이래저래 농협은 개혁이 불가피하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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