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물 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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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물 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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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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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에서 가장 긴 강은 아켈로오스강이다. 본래 아켈로오스는 3000명이나 되는 하신(河神)가운데 하나의 이름이었다.그는 영웅 헤라클레스와  여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싸우다가 지고 말았다. 이를 부끄럽게 여겨 뛰어든 강이 아켈로오스강이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神統記)에 나오는 이야기다. 사람은 이 강을 건너야 저승에 갈 수 있다. 죽은 사람의 입에 동전 한닢을 넣는 그리스 풍습은 이래서 생겼다. 동전은  나룻배 삯이다.
 우리에게도 저승 노자(路資)이야기는 있다. 그러나 저승가는 나룻배삯이란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혹시나 저승 차사(差使)가 몰고 다닌다는 저승말 삯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칠곡의 한 골프장이 개장을 눈앞에 두고 낙동강물을 멋대로 퍼썼다 해서 입방아에 올랐다. 가뭄 탓에 잔디가 말라죽게 생겨서 칠곡 군청의 허가를 받지도 않고 낙동강물을 무단 사용했다는 것이다. 물차 10여대가 7번 정도 실어날랐다는 게 운전자의 증언이다. 운전자는 칠곡군청에 물어봤지만 낙동강물을 퍼다 써도 되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이가 없더라고 했다.
 법대로 하면 국토해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국가 하천의 물을 쓸 수 있다고 한다. 공공재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 골프장은 머잖아 무슨 처분을 받게 될 것 같다. 사람이 마실 물도 모자라는 판에 골프장 잔디 살리자고 공공재인 강물을 퍼 썼다니 과태료를 물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은 이미 땅속으로 스며들었으니 시정권고는 하나마나 일 테고, 형사고발까지 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상상해본 처분이다.
 죽은 사람의 혼도 강을 건너려면 배삯을 내야 한다는데  산 사람이 마실 물을 `차떼기’했으니 그 물값 한 번 호되게 비싸지나 않을지 궁금해진다. 하기야 봉이 김선달도 낙동강물을 팔아 떼돈을 챙겼다니 강물 값이 무슨 소리냐고 우길 근거도 없을지 모르겠다. 가뭄탓에 참으로  희한한 이야기도 다 들어본다싶어 할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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